‘트럼프 호위무사’ 자처 美법무장관 “대통령, 트윗 멈춰라”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4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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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윌리엄 바 법무장관(70·사진)이 대통령의 잦은 트위터 사용으로 장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CNN 등 미 언론이 ‘트럼프를 도와 법치(法治)를 훼손하는 공범’이라고 비판하는 그조차 대통령의 사법부 개입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 화제다.

바 장관은 13일(현지 시간) A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도무지 일을 할 수 없다. 그가 법무부 독립 문제에 관한 트윗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어느 누구에게도 협박당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의회, 언론사 논설위원, 대통령이건 마찬가지”라고 했다.

10일 검찰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러시아 스캔들) 사태에서 러시아 측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의 비공식 참모 로저 스톤(68)에게 위증, 조사 방해, 목격자 매수 등 7개 혐의로 7~9년을 구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끔찍하고 불공정하다”는 트윗을 날렸다. 노골적인 형량 감축 압박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법무장관으로 재직 중인 바 장관은 대통령의 호위무사 노릇을 자처해왔다. CNN은 그를 ‘법치(法治)를 훼손하는 자발적 공범(共犯)’으로 묘사했다. 그의 전임자 제프 세션스 전 장관은 러시아 스캔들을 적극적으로 무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통령 눈 밖에 났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의 존 미첼 법무장관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개입했다가 체포됐고 ‘미 최악의 법무장관’으로 각인됐다. 이후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사법부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의 불문율이 됐다. AP통신은 “바 장관이 최소한의 존엄을 스스로 지키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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