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속…시진핑 “美, 中·러시아 내정 간섭 심해”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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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신장위구르 문제를 두고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내정간섭’이라고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이 미국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일 베이징(北京)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안보회의 서기(국가안보실장 격)를 만나 “올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과 러시아 국내 문제에 대한 간섭을 강화했다”며 “중러 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고 경제 사회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방식이 아주 잘못됐다’고 지적했고 이에 중국은 완전히 찬성한다”며 “어떤 세력도 중국 인민과 중화민족 전진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트위터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곧 미국 기업들이 포함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른바 ‘블랙리스트’ 발표를 예고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의회가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이 때문에 중국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올해 여름 미중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발표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가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발표를 미뤄왔다.

후시진(胡錫進) 환추(環球)시보·글로벌타임스 편집장도 이날 트위터에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문제에서 혐오스러운 행위를 한 미국 관료와 의원들의 비자 제한과 미국 외교관 여권 소지자의 신장위구르 지역 출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비판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외교부가 2일 홍콩 문제와 관련해 미국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미국국가민주기금회(NED) 등을 불법 단체로 규정한 뒤 이들과 관련 있는 홍콩과 마카오 주재 미국 외교관들을 추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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