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검은 마스크 쓰고 홍콩 시위 참가…“영원한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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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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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윤발. 사진=영화 ‘도성풍운2’ 스틸 이미지
배우 주윤발. 사진=영화 ‘도성풍운2’ 스틸 이미지
중화권 배우 주윤발(周潤發·저우룬파·64)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포착됐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해당 시위는 4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다.

주윤발은 지난 4일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시위에 참가했다. 그는 현장에서 한 팬으로부터 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했다. 한 시민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다음날인 5일 0시를 기해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긴급법은 공공 안전이 위협받을 때 홍콩 행정 수반이 질서 회복을 위해 모든 규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규정해, 의회의 행정부 견제권을 사실상 무력화한다. 지금까지 긴급법이 발동된 경우는 1967년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반영(反英) 폭동 때 한 번뿐이다.

홍콩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같은 날 오후 홍콩 시민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 집회를 벌였다. 홍콩 시위대는 앞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철회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등 모두 5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 중 송환법에 대해선 지난달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공식 철회 입장을 밝혔다.

현장에서 한 팬으로부터 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하는 주윤발. 사진=인스타그램
현장에서 한 팬으로부터 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하는 주윤발. 사진=인스타그램

주윤발도 시위에 동참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역시 주윤발”, “그는 달랐다. 멋있다”, “영원한 영웅” 등 그를 극찬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주윤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인사들에 대한 중국당국의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고 이에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프로농구(NBA)와 중국 기업들의 협력을 잇달아 중단했다.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CC)TV는 스포츠채널에서 NBA 경기 중계를 즉각 멈췄다. 앞서 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은 트위터 계정에 홍콩 시위 지지 글을 올렸다가 중국의 반발이 커지자 삭제했다. 이에 애덤 실버 NBA 총재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중국은 이같은 강수를 두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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