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떨어지고 텃밭서 진땀승… 트럼프 재선 ‘빨간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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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만에 지지율 44→38% 급락
무역갈등 장기화에 ‘피로감’ 커져… 유권자 60% “내년 경기 침체 우려”
공화당 텃밭서 보궐선거 겨우 이겨

전통적인 공화당 표밭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10일 치러진 보궐선거 2곳 중 한 곳에서 공화당의 댄 비숍 후보가 막판까지 상대 후보와 접전을 펼치다 ‘진땀승’을 거뒀다. 비숍 후보를 현지에서 응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같은 날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내년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제3, 9선거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는 모두 공화당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공화당이 1963년 이후 한 번도 하원의원직을 놓친 적이 없는 9선거구의 민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화당의 비숍은 민주당의 댄 매크리디와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3938표(2.08%) 차로 간신히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기간 자신의 트위터에 “댄 비숍에게 투표하라”는 게시물을 수차례 올렸고 선거 전날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함께 직접 선거구를 찾아 유세에 참여했다. 미 언론은 공화당이 표밭에서 신승(辛勝)을 거뒀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CNBC 방송은 “공화당은 비숍을 당선시키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무기를 써야만 했다”고 전했다. 선거 분석업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 역시 “비록 비숍은 승리했지만 그의 ‘진땀승’은 공화당에 여전한 악재”라고 분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이달 2∼5일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2017년 10월과 12월에 기록한 역대 최하 국정 지지율(35%)과 3%포인트 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초만 해도 44%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최근 크게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6%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는 중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6%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비율은 35%에 그쳤다. 경제 정책 지지율도 7월 초 51%에서 46%로 하락했다. 내년에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고 답한 유권자도 60%에 달했다. WP는 “그의 지지도는 중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유권자들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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