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드라마가 되겠어? ‘스토브리그’가 쓴 짜릿한 역전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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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15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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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토브리그’ 제공 © 뉴스1
SBS ‘스토브리그’ 제공 © 뉴스1
‘스토브리그’가 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흥행공식을 만들며 짜릿한 역전신화를 만들었다.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이 지난 14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프로야구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디테일한 설정으로 보는 재미를 높이고, 매회 긴장감 넘치는 엔딩을 펼치며 시청자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여들었다.

야구 구단과 팀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는 점 이 드라마의 특색이자 우려 요소였다. 드라마의 주요 소재인 멜로, 가족극에서 나아가 판타지, 미스터리 등 장르물까지 확대된 드라마 시장이지만, 그동안 좀처럼 스포츠드라마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소재로 이야기를 만드는 건, 그 자체로 시청 진입장벽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스포츠이야기를 가짜가 아닌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서는 드라마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쉽사리 도전하지 않는 장르이기도 했다.

이러한 약점을 안은 ‘스토브리그’는 기대 이상의 스포츠 상식 디테일과 기대 이상의 포괄적인 스토리로, 야구를 모르는 일명 ‘야알못’도 푹 빠지게 만들었다. 프로야구 만년 꼴찌 구단 드림즈의 프런트를 배경으로, 스포츠 드라마뿐만이 아닌 오피스드라마로서의 매력을 보여줬다. 큰 이야기 줄기는 팀을 우승시키려는 백승수(남궁민 분)와 팀을 해체하려는 구단주 권경민(오정세 분)의 대립으로 전개됐다. 계속 되는 위기 속에서 운영팀, 스카우트팀, 홍보팀 등 각각의 부서들이 경쟁하고 협력하는 과정, 그 가운데에서 뭉클한 인간적인 감정이 흐르는 장면들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디테일’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을 단순한 ‘시청’을 넘어 ‘팬덤’으로 이어지게끔 만들었다. 화면 속 찰나에 등장하는 선수들의 ‘스탯’(statistic:통계자료, 능력치) 까지도 섬세하게 설정했고, 각 구단의 성격, 성적, 마스코트도 모두 달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약물파동, 트레이드, 병역의혹 등 그동안 멀리 스포츠뉴스에서만 보던 ‘야구 사건’ 속으로 들어간 점도 몰입감을 높였다.
SBS ‘스토브리그’ © 뉴스1
SBS ‘스토브리그’ © 뉴스1

특히 야구팬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화면에 등장시킨 장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은 이제 ‘스토브리그’의 시청자가 아닌, 드림즈의 광팬이 되어 이 드라마를 함께 했다. 옥의 티라며 지적받던 과도한 PPL(간접광고)도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드림즈’가 쓰인 굿즈가 품절되는 기이한 진풍경까지 만든 드림즈 팬들이다.

마침내 백승수가 만년 꼴찌팀 드림즈의 고인물을 정화하고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능력있고 열정있는 선수들과 직원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과정은 짜릿한 쾌감과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쳐 구성원 모두와 팀 자체가 한 단계 더 높이 성장했을 때 비로소 ‘스토브리그’의 성장극은 완성됐다.

더불어 ‘스토브리그’의 ‘스탯’도 완벽했다. 5.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스토브리그’는 4회만에 두 자릿수를 넘고 최종회는 19.1%로 종영, 한 편의 각본있는 드라마를 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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