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얼’, 혹평에 역대 ‘졸작’ 덩달아 재조명…김승현 흑역사 작품도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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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9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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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글래 살래’ 공식 포스터
‘주글래 살래’ 공식 포스터
28일 개봉한 영화 ‘리얼’이 연일 혹평 받으면서 모처럼 한국 영화사에 남을 졸작이 탄생했다는 조롱이 넘쳐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망작’으로 꼽히는 역대 한국 영화들이 하나하나 재조명받고 있다. 언급되는 작품 중에는 최근 미혼부(父)의 삶을 공개해 관심 받고 있는 배우 김승현의 영화도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졸작에는 ‘클레멘타인’, ‘7광구’, ‘긴급조치19호’, ‘다세포소녀’, ‘나탈리’, ‘조선미녀삼총사’,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이 있다. 모두 다 한 ‘망함’ 했다는 작품들로 한 때 영화 평점이 프로야구 레전드 선동열의 선수 시절 평균자책점에 수렴한다는 농담(선동열의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1.20이다)이 있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뭇매를 맞은 영화들이다.

이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작품은 아무래도 김두영 감독이 연출한 2004년 영화 ‘클레멘타인’이다. ‘언더 씨즈’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시걸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눈을 의심케 하는 형편없는 완성도와 어이없는 스토리로 헛웃음을 유발했다. 스티븐 시걸은 민망한 카메오 수준이었고, ‘클레멘타인’에 투자까지 한 주연 배우 이동준은 영화의 처참한 실패로 거액의 빚을 갚아야만 했다.

2003년 영화 ‘주글래 살래’는 김두영 감독이 바로 이 ‘클레멘타인’ 이전에 연출한 작품이다. 이 영화도 일각에서 ‘클레멘타인보다 더 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람에 도전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영화다. 일단 공식 포스터만 봐도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해당 작품은 당시 청춘스타로 급부상하던 김승현을 주연으로 내세워 달동네 중국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엽기 코미디 액션물이다. 배우 박남현, 독고영재, 성현아, 홍석천, 개그맨 남창희 등이 출연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닮은 중년 배우들을 동원하는 등, 패러디에 집중한 영화였다. 하지만 웃음은커녕 허탈함과 분노만 안겨주면서 엄청난 혹평에 시달렸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해당 영화 평점 게시판에는 최근까지도 네티즌들의 촌철살인 평가와 조롱이 가득하다. 이들은 “창피하다 제발 어디 외국인에게 소개하면 중국영화라고 해라(kcc3****)”, “시각장애인이었는데 이 영화 보고 눈이 떠졌어요(then****)”, “인간이 볼 게 못 된다(kbsj****)”, “감독님 주글래 살래? 응?(juni****)”, “영구와 공룡쭈쭈보다 스토리가 딸린다(yuri****)”, “앤디 워홀도 울고갈 아방가르드 팝아트(yado****)”, “이걸 보면 클레멘타인은 명작이다(kims****)”, “김승현이 방송에서 사라진 이유를 알겠다(harr****)”, “죽었던 사람도 살린다는 전설의 영화(hell****)” 등의 한줄평을 남겼다.

김승현이나 작품 관계자들에게는 괴로운 ‘흑역사’겠지만 영화 팬들에게는 두고두고 얘깃거리가 돼버린 ‘주글래 살래’. 배우 김수현도 당시의 김승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톱스타다. ‘리얼’이 관객들뿐 아니라 평론가의 혹독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 작품 또한 김수현의 흑역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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