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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병행수입, 왜 정식 수입제품보다 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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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병행수입, 왜 정식 수입제품보다 쌀까?

동아일보입력 2012-06-04 03:00수정 2012-06-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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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아웃렛서 대량구매… 마케팅 비용 없어
《 정부가 수입품 판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병행수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병행수입은 무엇이고, 왜 정식 수입제품보다 가격이 싼가요? 》
한 주부가 아이들과 함께 홈플러스가 병행수입한 해외 명품들이 진열된 ‘오르루체 명품관’에 들어서고 있다. 정부가 수입품 가격 인하를 위해 병행수입 지원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대형 유통업체들도 병행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병행수입(Parallel Importation)은 독점 수입권을 가진 회사가 아니라 다른 유통업체가 외국에서 구매해 국내에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병행수입 업체는 수출도매상(홀세일러)이나 아웃렛(재고 판매 전문점)에서 구입해 국내로 들여오기 때문에 독점 수입 업체에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정부에서도 독점 수입권을 가진 회사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병행수입을 막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수입개방 확대 정책에도 수입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자 1995년 11월부터 병행수입을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국내 병행수입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는 수입유통업체 외에 소비자들이 직접 외국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직구(직접구매)’도 포함돼 있습니다. 병행수입되는 품목은 모두 3300여 개에 이르는데 수입되는 품목들은 주로 의류와 명품가방 등 잡화, 화장품, 운동화 등 국내외 가격차가 큰 제품들입니다.

병행수입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정식 수입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점 수입 업체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리바이스 501 청바지’ 가격은 16만8000원이지만 병행수입품은 6만9900원에 불과합니다. 병행수입품 가격은 정식 수입제품보다 58.4%나 싼 것입니다. 수입 유모차인 ‘키디 클릭앤무브’의 병행수입품 가격도 43만9000원으로 백화점 판매가격(69만5000원)보다 36.8%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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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수입 제품의 가격이 싼 것은 유통, 마케팅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점 수입업체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광고도 하고, 비싼 임차료를 내더라도 좋은 위치에 매장을 내야 하지만 소량의 제품을 사다가 주로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병행수입 업체들은 이런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만 사후관리(AS)를 받을 수 없는 데다 진품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병행수입 제품의 단점으로 꼽힙니다.

같은 제품인데도 가격은 최대 50, 60% 저렴한 병행수입 제품은 독점 수입권을 가진 회사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입니다. 이 때문에 독점수입 업체들은 병행수입 업체들이 광고비 한 푼 쓰지 않고 독점수입 업체가 끌어올린 브랜드 가치에 편승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병행수입 업체나 소비자단체들은 독점수입 업체들이 마케팅 비용 핑계를 대면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만큼 병행수입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유럽산 전기다리미 가격은 수입가격의 2.3배, 수입 유모차 가격은 외국에서 판매되는 같은 제품의 2.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품의 가격 거품을 걷어내 물가를 안정시키고 싶은 정부도 최근 병행수입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된 ‘통관인증제’가 대표적인 정책입니다. 통관인증제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병행수입 제품에 붙은 QR코드(격자무늬 스마트폰용 바코드)를 찍어 보기만 하면 수입업체와 품명, 통관일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위조상품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지금까지는 일부 병행수입 업체가 소위 ‘짝퉁’ 제품을 병행수입품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하는 일이 적지 않았는데 소비자들이 병행수입 제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품질 보증에 나선 것입니다.

또 정부는 병행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독점수입 업체가 병행수입을 방해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강하게 제재할 방침입니다.

또 대형 유통업체들이 병행수입에 뛰어들면서 병행수입 제품의 단점이었던 AS 문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NC백화점은 전 지점에서 병행수입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사 매장에서 병행수입 제품을 사간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체 AS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병행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 11번가 역시 고객과 AS 전문업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병행수입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병행수입#해외 아웃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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