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다툼’ 번진 한진家 경영권 분쟁…“불미스러운 일 사죄” 공동사과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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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25일 발생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간의 다툼 소동이 벌어진 지 닷새 만에 양측이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내놨다.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가족 간 갈등으로 여론이 악화되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빠르게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3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회장은 공동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회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이 고문 자택을 찾았다가 이 고문과 언쟁을 벌이면서 거실에 있던 일부 물건이 깨지는 등 소란이 일어났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을 공개 비판한 데 대해 이 고문이 묵인해 준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벌어진 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건 발생 5일 만에 사과문이 나오면서 모자간의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는 분석이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고문과 조 회장의 화해가 이뤄지면서 내년 주총 전에 최소한 가족 간 일부는 (사업을 분할하는 등)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이날 이 고문과 조 회장 공동 사과문에 대해 “일단 지켜보고 있다”며 “가족과 계속 얘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필요하면 다른 주주들(KCGI 등)과도 얘기하려고 한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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