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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페]한미 FTA협상이 경제논리로 안풀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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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페]한미 FTA협상이 경제논리로 안풀리는 까닭은

동아일보입력 2010-11-30 03:00수정 2010-1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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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30일부터 이틀간 미국에서 열립니다. 2007년 4월 한미 FTA 최초 타결 이후 네 번째, 2007년 6월 공식서명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추가 협상입니다.

사실 정부 간 서명을 끝낸 FTA 협정을 놓고 한쪽의 일방적 요청으로 재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국제 관례상 맞지 않는 일입니다. 북한 리스크가 터지기 전부터 예정됐던 협상이지만 공교롭게도 미국의 안보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 열려 ‘일방적 내주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합니다.

협상 테이블 너머에는 미국 행정부 소속의 무역대표부(USTR) 관료들이 앉아있지만 우리의 협상 파트너는 이들만이 아닙니다. 행정부가 협상을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권만 갖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의회가 대외무역 협상권을 쥐고 있습니다. 물론 한미 FTA 최초 타결은 미 의회가 협상권을 포괄적으로 대통령(행정부)에게 위임한 무역촉진권한(TPA) 완료 전이었지만 이것이 미 의회의 막강한 영향력을 막을 충분한 근거가 되진 못합니다.


8∼10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통상장관회담에서도 미 USTR 관료들은 ‘의회의 ○○○ 의원 때문에’ 혹은 ‘자동차노조 때문에’ 특정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고 합니다. ‘한국의 입장은 충분히 알겠으니 이사회와 회원국을 설득할 논리를 함께 만들어보자’며 머리를 맞대던 유럽연합(EU) 협상팀의 태도와는 사뭇 다릅니다. 27개국으로 이뤄진 EU와의 FTA보다 미국과의 FTA가 훨씬 더 힘든 이유도 협상 테이블에 오른 안건에 대한 논리 싸움만으로는 진행되지 않는 점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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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국 협상팀에 필요한 것은 미 의회와 노조를 설득할 명분 혹은 실리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환경·안전기준 완화는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 증가엔 큰 영향이 없지만 미 협상팀이 미국의 자동차노조를 달랠 근거가 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땐 한국 역시 여론을 근거로 섬유, 의약품, 농산물 부문 등에서 반대급부를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쇠고기 전면 개방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도 협상 논리가 아닌 국내 여론의 강한 반발 때문임을 분명히 전달해야겠죠.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에 협조하겠다는 당근을 미국에 제시하는 안도 제안했습니다. 내년 7월 발효되는 한-EU FTA를 의식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를 감안해 미국 차와 유럽 차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식의 성의 표시도 가능하겠죠. 그러나 승용차 분야에서 세이프가드(수입규제조치)를 인정해 달라는 것과 같은 미국 측의 무리한 요구에는 단호한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자유무역을 지향하는 ‘큰 국가’가 보호무역을 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미국 협상팀을 압박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논리 대결이 전부가 아닌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국 협상팀이 기지를 발휘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가지고 오길 기대합니다.

정혜진 경제부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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