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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미래는 검색이 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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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미래는 검색이 사라지는 것”

동아일보입력 2010-06-10 03:00수정 2010-06-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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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도쿄 콘퍼런스서 ‘개인 맞춤정보 서비스’ 첨단기술 제안 목적지는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의 그랜드하이엇호텔. 거의 다 도착했을 때 택시가 길을 잘못 들었다. 차를 돌리면 다시 출근 시간 교통정체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앨런 유스타스 구글 수석부회장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택시에서 내렸다. 일본어는 전혀 몰랐지만 스마트폰에서 ‘Hyatt’을 검색했다. 그러자 호텔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지도와 함께 나타났다.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구글의 검색기술 콘퍼런스 ‘검색의 과학’ 기조연설에서 유스타스 부회장이 소개한, 이날 아침에 겪은 일이었다.

유스타스 부회장은 이 사례를 말하며 “세상이 변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도서관과 잡지, 신문과 TV 등 ‘아주 적은 정보’로 세상 전체를 파악하려 했던 옛 시대는 가고, 검색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에 실시간으로 접근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그는 ‘언어의 한계’(일본어)와 ‘지리정보의 한계’(호텔까지 길 안내), ‘시간의 한계’(실시간 교통상황)를 넘어 정보를 얻었다는 것이다.

○ 검색 없는 검색

구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 10여 개국에서 온 50여 명의 취재진을 대상으로 구글 검색의 진화 과정과 미래의 검색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검색과 TV로 인터넷을 검색하는 구글TV 등 최근 선보인 다양한 서비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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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구글 검색기술 수석연구원(펠로) 아미트 싱할 박사가 발표한 ‘검색의 미래’였다. 싱할 박사는 “검색의 미래는 검색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훌륭한 검색 서비스는 우리가 ‘아마도 알고 싶어 할 정보’를 미리 파악해 알려주는 검색이란 설명이었다.

그는 “평소 커피와 관련된 정보를 자주 검색하는 사람에게는 거리를 걷다가 맛있는 커피숍을 지날 때 검색 서비스가 커피숍을 추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이런 서비스를 위해 개인의 검색기록과 친구들이 내린 커피숍 평가, 해당 커피숍과 사용자 사이의 물리적 거리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앨런 유스타스 부회장

모든 정보 실시간 파악 언어-지리-시간 한계 넘어

■ 아미트 싱할 수석연구원

검색기술 급속도로 좋아져 원하는 정보 미리 파악해 제공


싱할 박사는 “이런 검색이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이라며 “10년 전 상상하지 못했던 검색이 지금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최근 1년 사이 구글이 기존에 모아오던 정보를 빠르게 통합하면서 발전 속도가 빨라진 게 그 근거다. 구글은 이미 지난해 말 선보인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사물을 검색하는 ‘구글 고글’ 서비스 등으로 세상 사물의 이미지를 모으고 있고, 5년 전 시작한 실시간 자동번역 서비스를 이용해 언어장벽을 넘어선 정보의 통합도 이루고 있다.

싱할 박사가 이날 시연한 유튜브 동영상 자동번역이 대표적 사례다. 그가 유튜브의 ‘CC’(자막) 버튼을 누르자 영어로 된 동영상에 영문 자막이 떴다. 자막 정보가 원래 있었던 게 아니라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자막을 입힌 것이다. ‘번역’ 버튼을 누르자 영어 자막은 다양한 외국어로 그 자리에서 번역됐다. 실시간 자동번역 기술과의 통합이었다.

○ 사생활과 다양성의 문제

구글은 이처럼 자신이 모은 정보가 통합돼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병원’이라고 쓰면 구글은 사용자의 평소 검색기록을 통해 사용자가 임신부임을 판단하고 집 근처 산부인과 정보를 보여준다. 몇 시간 뒤 치과 진료를 예약한 사실을 ‘구글 캘린더’에 적어놨다면 예약된 치과의 전화번호가 나타난다. 개인의 사생활을 구글이 모두 알고 있는 셈이다. 유스타스 부회장은 “신용카드 회사도 사실상 내가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지만 우리는 그들을 신뢰해 서비스를 받는다”며 “구글도 그렇게 사용자에게 선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이 모든 것을 미리 파악해 새 정보를 추천해 준다면 부작용도 예상된다. 내 취향에 맞는 커피숍을 추천해 주는 것과 내 취향에 맞는 의견을 추천해 주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개인별 맞춤 검색’을 통해 입맛에 맞는 주장만 전달한다면 사람들이 가진 기존의 편견은 더욱 굳어질 개연성이 있다.

싱할 박사는 “지적 논쟁에 대해서는 검색결과에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다”며 “구글은 뉴스 검색을 통해 무엇이 사회적 이슈인지 찾아내고, 단어 내용을 분석해 서로 다른 의견을 검색결과에 다양하게 보여주는 ‘워드 히스토그램’이라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조차 구글이 찾아내 검색결과에 반영해야 보게 된다.

한국에서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네이버, 다음 등 토종서비스에 밀려 약 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구글검색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이미 140만 대 이상 팔렸고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다. 구글의 한걸음 한걸음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도쿄=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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