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이 만든 ‘이상한’ 물가 “삼겹살 떨어지고 닭고기 값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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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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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지속되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돼지열병 여파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삼겹살 가격은 내린 반면 닭고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돼지열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반면 대체재인 닭고기로 눈을 돌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닭고기 소매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5230원(1㎏)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전 5059원보다 약 3.4% 오른 것이다.

올해 닭고기 소매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 1월 5740원에서 9월 5102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부터 가격 반전이 일어났다. 업계에선 돼지 열병에 따른 위축된 삼겹살 소비가 닭고기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소매가(지난 11일 기준)는 100g당 193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가격(2046원)과 비교하면 약 5.6% 떨어졌다. 돼지 농가들이 가격 하락을 우려해 출하 시기를 앞당기면서 공급량이 증가했다. 또 소비가 줄어든 것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마트에서는 돼지고기 대신 대체재를 찾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돼지고기 판매량은 지난 8월 13일부터 23일까지와 비교하면 2.3% 줄었다. 반대로 생닭 판매량은 같은 기간 8.3% 늘었다. 소비자는 찝찝한 마음에 돼지고기를 멀리하는 모양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소와 닭 등 대체 육류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당장 돼지고기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닭고기는 돼지고기의 대표적인 대체재로 꼽힌다. 과거 조류독감·구제역이 발생하면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비량은 반비례했다. 실제 2010년 구제역이 발병했을 당시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대신 닭과 소로 눈길을 돌렸다.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을 보면 2009년 9.6㎏에서 2010년 10.7㎏으로 늘었다.

일부에선 닭고기 소매가격이 단기적 반등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닭고기 수입량이 많이 증가하면서 국내 양계 시장이 여전히 암울하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닭고기 소매가격이 하락한 배경이다. 단백질 섭취로 육류를 고집하지 않는 식습관 변화도 이유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등 수입 닭고기 유통량 증가로 생닭 가격이 주저앉고 있다”며 “이달 들어 소폭 반등을 돼지열병에 따른 영향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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