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지주 원톱’ 등극… 경영권 분쟁 완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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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회사 42개’ 롯데지주 출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활짝 웃고 있다. 신 
회장의 손에는 롯데 50주년 등을 기념해 새로 만든 기업이미지(CI) 깃발이 들려 있다. 롯데그룹 제공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활짝 웃고 있다. 신 회장의 손에는 롯데 50주년 등을 기념해 새로 만든 기업이미지(CI) 깃발이 들려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이 지주사를 출범시키면서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가 더욱 견고해졌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1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국내 계열사 지분 등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47%가 넘는다. 사실상 한국 롯데 지분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는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롯데가 2007년 지주사 일본 롯데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개인적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때부터 지주사를 고민했고 (한국에서도) 본인이 원했던 (투명한) 지배구조가 탄생됐다고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 이사회를 연 롯데지주 자산과 자본금은 각각 6조3576억 원, 4조8861억 원이다. 조직은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 임직원 170여 명으로 구성됐다. 편입 자회사는 식품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국내 42개(해외 자회사 포함 시 138개)다.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으로 화학·건설사 13개를 포함해 28개 국내 계열사를 추가 편입할 계획이다.

롯데지주 출범의 의미로는 신 회장의 경영권 안정과 일본 롯데와의 연결고리 약화, 주주가치 제고 등이 꼽힌다. 과거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일본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국내 주력 계열사로 이어졌다.

반면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롯데지주 지분은 4.5% 수준이다.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호텔롯데의 롯데지주 지분은 7.9%다. 둘을 합쳐도 신 회장 개인 지분(13%)과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지주 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은 국내의 롯데그룹 계열사(27.2%), 롯데재단(5.0%),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지분(2.0%)을 합쳐 47.2%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등을 돌려도 롯데지주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향후 사업회사 지분 맞교환 등 현물출자를 통해 지분을 24%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식매수 청구 통해서 지분 대부분을 정리했다. 과거 지분을 둔 분쟁과 좀 다른 양상으로 갈 수 있지만 경영권 분쟁은 끝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롯데지주 출범으로 주력 계열사의 사업과 투자 부문이 분리되며 경영 효율화 효과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 부사장은 “순수 지주회사로 출범하지만 필요할 경우 신성장동력 발굴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M&A의 경우 미얀마나 인도 등 식품부문을 보고 있다. 호텔은 글로벌 시장에 50개까지 늘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남은 과제는 금융계열사 정리와 호텔롯데 상장 등이다. 8개 금융사가 지주사 밑으로 들어오게 됐지만 현행법상 지주사가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 현재 국회에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관련 개정법이 논의 중이다. 롯데그룹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어려울 경우 2년 내 금융계열사들을 매각하나 분할합병 등 다른 방법으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영향력이 비록 줄었다 해도 호텔롯데는 여전히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잇는 핵심 기업이다. 황 대표는 “(작년 6월) 상장했다면 사드 문제로 인해 주주가치가 손상됐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는 생각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계열사 대표 및 임직원과 롯데지주 출범식을 주재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밸류라인’ 기업이미지(CI)도 공개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은 기업보국으로 롯데를 세웠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롯데를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신동빈#국내 자회사#롯데지주#출범#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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