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등 ‘초기 방역 모범’ 3개국, 확진자 늘어 2차 파동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0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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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최근 확진자들이 늘면서 ‘2차 파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동 제한이나 자택 대피령 등 경제 봉쇄 조치에 대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유럽, 미국 등에서도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 초기 방역 모범 3개국 ‘2차 파동’ 우려
NY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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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 시간) 최근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사례를 조명했다. NYT는 “3개국 중 어떤 나라도 3월까지는 하루 신규 환자가 10명을 넘지 않았다”며 “지난 2주간 상황이 달라져 홍콩과 싱가포르는 하루 발생 신규 환자 수가 연일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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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경우 이민 노동자 숙소 관련해서 400건 이상이 발생하는 등 해외 환자 유입에 비상이 걸렸다. 대만에서도 신규 환자가 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은 낮은 편이지만 3월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유럽이나 미국에서 귀국하는 유학생 또는 국외 거주자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NY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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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에 따르면 홍콩 확진자 중 최소 191명이 영국에서 귀국한 유학생이다. 대만 확진자 중 46명이 지난달 중순 영국에서 귀국한 유학생이었다. 홍콩과 대만에서는 3월 초 이집트 단체여행을 다녀온 사람 중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일부 군인들이 프랑스 주둔 중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유입 환자가 증가하자 이들 국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제니퍼 누조 존스홉킨스 전염병 전문가는 “환자 발견, 격리, 추적, 접촉자 관찰, 접촉자 격리 등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환자가 늘어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사망자 스페인 추월…세계 두 번째

중국에서 9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42명의 대부분도 해외 유입 사례로 조사됐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에 따르면 전국 해외 유입 사례의 11%가 입국한 국경도시 쑤이펀허 세관을 임시 폐쇄하고 주거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등 주요 발병국의 환자가 다시 늘어나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 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13일까지 예정된 봉쇄 조치를 최소 2주 이상 추가 연장할 예정이다. 전 국민 외출제한령도 내달 3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14만3626명으로 전날보다 4204명 증가했다. 이틀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4000명 선을 넘어선 것이다. 영국에서도 확진자가 6만5077명으로 전날(6만733명) 대비 4344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악화돼 집중 치료를 받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고 BBC가 전했다.

미국의 사망자는 전날 1만4695명에서 1만6478명으로 증가하며 스페인(1만5447명)을 넘어섰다. 이탈리아(1만8279명)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아진 것이다. 존스홉킨스대와 CNN에 따르면 9일 오후 7시 반 현재 미국 코로나19 환자는 42만9052명에서 46만1437명으로 증가했다. 뉴욕 주 사망자도 하루 최다인 799명이 증가해 7067명으로 불어났다. 사망자 수가 4, 5일 이틀 연속 600명 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사망자 수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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