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해 성장률 1%대도 쉽지 않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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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진정돼도 0%대 예상”
금리 0.75% 동결… “인하 여력”
韓銀 “국책은행 채권도 매입”

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에 진정되더라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인터넷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한국은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망은)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4∼6월) 중 진정돼 하반기(7∼12월) 경제 활동이 개선된다는 시나리오가 전제”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0%대 성장은 물론이고 역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2월 말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내렸다. 코로나19 사태가 3월에 정점에 이르고 이후 진정되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사태가 확산되면서 전망치를 크게 낮춘 것이다. 성장률이 0%대에 그친다면 2009년(0.8%) 이후 11년 만이 된다. 마이너스 성장은 오일쇼크가 있었던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두 차례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내다봤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0.2%), 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1.0%)를 비롯해 해외 11개 기관의 올해 한국 성장률 최신 전망치 평균은 ―0.9%다.

9일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0.75%로 동결했다. 지난달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만큼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가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조만한 한 차례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한은은 한은이 매입하는 채권에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채권도 포함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에 대한 대출 여부에 대해 이 총재는 “아직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비교적 안정된 만큼 한은이 시간을 두고 비은행 금융사 대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은행#경제성장률#이주열 총재#채권#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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