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유학생 모녀 소송이 쇼?…빠르면 30일 소장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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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30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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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제주도가 제주 여행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이르면 30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짜로 (소송 제기를) 한다. 빠르면 오늘 소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유학생 A 씨는 지난 15일 미국에서 귀국한 뒤 어머니 B 씨와 함께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으며, 이후 25일과 26일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A 씨가 제주 도착 당일부터 의심 증세가 있었음에도 여행 일정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제주도는 A 씨와 여행 동행자로서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던 B 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

원 지사는 1억 원의 손해배상액과 관련해서는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라며 “도의 방역이나 여러 가지 행정력이 낭비된 것은 둘째 치고, (확진자 모녀의) 방문 업소들이 폐업했고,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졸지에 자가 격리를 당한 분들만 해도 지금 40명이 넘어가는 데 이분들의 손해를 다 합치면 1억 원은 너무나 적은 액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피해액을) 계산하는 중”이라며 손해배상액이 1억 원 이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 지사는 “(이번 조치가) 한번 경고용으로 쇼하는거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피해를 본 업체나 자가격리 당한 분들은 쇼로 피해를 본 게 아니다. 진짜로 피해를 봤기 때문에 저희는 절박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법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손해배상이 얼마가 나올지, 처벌이 어디까지 나올지는 사법부에 달린 일”이라면서 “저희는 일상생활을 희생해서 협조하고 있는 국민들의 억울한 분노를 정당하게 대변해야 되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남구민인 해당 모녀를 두고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던 서울 강남구청장이 결국 사과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난 27일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제주도는 “증상 발현 여부는 제주도가 새로 알아낸 것이 아니라 강남구청 역학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라며 정 구청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구청장은 29일 “저의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됐다”며 “코로나19 확산방지에 함께하고, 고생하고 계시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원 지사는 “강남구청장이 왜 그랬는지 국민적 의문이다. 이 모녀는 강남구로 간 다음 강남구청에서 역학 조사해서 저희한테 알려줬고, 저희가 그것에 맞춰 조사를 한 것”이라며 “그런데 문제가 되니까 (모녀가) 제주도에 갈 때는 증상이 없었고 떠나오기 전날부터 증상이 (나타)났다고 180도 바뀐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팔이 안으로 굽는 건지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남구청 자체가 상당히 책임 회피성으로 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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