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교회 확진 2명은 가산동 콜센터 직원… 30일 78명 전수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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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만민교회 주말 16명 추가 확진
당국 “예배영상 만든다며 집단 접촉”… 무안 행사에 서울서 70여명 참석
사랑제일교회, 금지명령 무시한채 주말 신도 2000여명 예배 강행
서울시 “참석자들 고발할 것”

라디오로 설교 들으며 ‘드라이브 인’ 예배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씨티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9일 인근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 인 워십 서비스’(차량 내 예배) 형태로 예배를 
열었다. 교인들은 자신의 차량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설교를 들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라디오로 설교 들으며 ‘드라이브 인’ 예배 서울 중랑구에 있는 ‘서울씨티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9일 인근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드라이브 인 워십 서비스’(차량 내 예배) 형태로 예배를 열었다. 교인들은 자신의 차량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설교를 들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 구로구에 있는 만민중앙교회에서 주말 동안 16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또 다른 대형 집단 감염의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오후까지 알려진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23명으로, 93명이 감염된 구로콜센터에 이어 서울 내 집단 감염으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게다가 교회 확진자 2명은 금천구에 있는 한 콜센터 직원들로 확인돼 2차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온라인 예배 준비 과정서 집단 접촉

만민중앙교회는 25일까지 금천구 주민 A 씨(40)를 포함해 교인과 직원 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28일 6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29일에는 10명이 더 늘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목사 등 직원이 8명, 교인이 10명, 가족과 지인이 5명이다.

29일 오전 금천구에선 교회에 다니는 4남매가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에 사는 교회 여성(48)과 직원 가족인 남성(84)도 잇따라 확진됐다. 동작구에서는 28일 교회의 50대 여성 목사와 50대 여성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악구도 여성 교인(56)이 확진자로 나타났다.

금천구에 따르면 이날 확진된 4남매 가운데 둘째(54·여)와 막내(49·여)는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한 콜센터 직원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27일 오전 9시경 출근해 오후 6시 반경 퇴근했다. 금천구는 당일 콘센터에서 근무한 78명 전원에 대해 30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콜센터가 있는 층은 다른 사업장까지 400여 명이 근무한다”며 “그간 방역 작업은 이뤄졌으나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는 6일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염병에 집단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로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확진자 가운데 8명은 온라인 예배 준비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앞서 5일 전남 무안군 해제면에서 열린 무안 만민교회 20주년 행사에는 확진자 3명을 포함해 서울 교회 신도 70여 명이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무안 만민교회 행사에 여러 확진자가 참석한 사실이 확인돼 만민중앙교회나 전남 지역 감염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목포시에 따르면 붕어빵 장사를 하다 24일 확진된 70대 남편과 60대 부인은 이 행사와 연관이 있다. 이 부부는 5일 20주년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남도와 목포시는 26일 심층 역학조사를 위해 무안 만민교회 예배를 금지하는 등 행정명령을 내렸다. 목포시는 부부와 접촉한 181명에 대한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 주말 예배 강행… 시, 참석자 고발 방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 전광훈) 등 일부 교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행정명령에도 아랑곳없이 29일 주일 예배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교회 주변은 시의 집회 금지 안내 방송과 교인의 예배 소리가 뒤섞여 매우 소란했다. 서울시 추산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는 바깥 골목까지 간이 의자를 늘어놓고 예배를 진행했다.

시 공무원 40여 명과 성북구 공무원 70여 명이 오전 9시경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교인들에게 가로막혀 교회로 들어가지 못하고 30여 분간 대치했다. 몇몇 교인은 고성과 폭언을 내뱉기도 했다. 오전 10시 반경 한 주민이 교인들에게 항의하자, 일부 교인이 이 주민을 밀치고 욕설을 했다. 장위동 주민인 최영부 씨(78)는 “전 국민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데 이렇게 모여서 되느냐”며 “시끄러운 건 둘째 치고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예배 참가자들을 조만간 고발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사랑제일교회를 대상으로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에 따르면 22일 교회가 주일예배에서 ‘2m 간격 유지’ 등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 1인당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29일 서울에선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와 송파구 임마누엘교회, 강남구 광림교회도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한성희 chef@donga.com·박종민 / 목포=이형주 기자
#만민교회#코로나19#집단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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