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동유럽으로도 번지는 코로나19…유럽 위험지대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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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북유럽 노르웨이, 동유럽 루마니아와 북마케도니아에서 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기준 확진자가 450명이 넘은 남유럽 이탈리아는 물론 북유럽과 동유럽에서도 속속 환자가 발생하면서 전 유럽이 코로나 위험 지대가 됐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정부는 남성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자택에서 격리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그는 23일 귀국했다. 보건당국은 그가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감안해 역학 조사에 나섰다.

이날 루마니아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해 격리됐다. 그는 3주 전 루마니아로 여행을 온 이탈리아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마케도니아에서도 최근 차량을 이용해 이탈리아를 찾았던 50세 여성이 귀국 후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 여성과 이탈리아에 동행했던 사람들도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이탈리아의 환자 수는 453명(사망자 12명 포함)이다. 하루 전보다 79명 늘었다. 일부 지역 통제, 주요 행사 취소, 마스크 및 손소독제 가격 급등 등으로 사실상 이탈리아 전체가 마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환자수가 많은 이탈리아 등을 방문하거나 이들 국가에서 온 사람과 만난 적이 없는 등 명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25,26일 양일간 확진 판정을 받은 프랑스인 2명은 감염 사유가 불분명해 지역사회 감염 공포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26일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국민 2005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이용 후 손 씻기’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37%만 ‘씻는다’고 답해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독일에서도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일부 역시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8명 중 2명은 부부 사이다. 남편은 한 지역 축제에 참석했고 아내는 유치원 교사로 확인돼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코로나 유행의 첫 단계에 들어섰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 독감이나 감기로 오인된 ‘숨은’ 코로나 환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영국은 26일부터 11개 병원, 100개 지역 보건소에서 독감 증상을 보인 이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유럽 각국은 유럽연합(EU), 즉 하나의 공동체란 점을 의식해 국경 통제 등 교류 축소보다 상호 협력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이미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로 과거보다 결속력이 약해진 EU 체제를 더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극우정당 뿐 아니라 각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국경 폐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다음 피해자는 유럽의 개방성”이라고 지적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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