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中대사 “한국인만 격리 대상 아냐, 이해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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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6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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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중국 대사. 사진=뉴스1
싱하이밍 주한중국 대사. 사진=뉴스1
중국 지방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역유입을 막겠다며 한국발 입국자들을 강제 격리해 ‘배은망덕’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 대사는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싱 대사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에게 “중국 (중앙)정부는 한국 국민에 대해 제한조치를 안 했다”며 “일부 지방정부에서 한 조치도 한국 국민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격리 조치된 사람들 중에는 중국인들도 많다면서 “양해하고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싱 대사는 이날 김건 차관보를 만나기 위해 외교부를 찾았다. 산둥·랴오닝·지린성 등에서 한국발 여객기 승객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를 내린 데 대한 항의 차원으로 사실상 초치 성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30여 분 뒤 청사를 나가면서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잘 협력하자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며 “(지방정부 격리 조치 관련) 한국 측 희망을 충분히 이해했다. 잘 전달해 해당 문제가 잘 풀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통제 조치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25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공항에서 한국인 19명을 포함한 인천발 제주항공 승객 163명이 사전 예고 없이 전원 격리됐다. 12일 인천시로부터 마스크 2만 개를 지원받았던 웨이하이가 10여 일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날 랴오닝성 선양 공항에 내린 한국발 항공편 승객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일괄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4일간 자가 격리를 요구받거나 집중 격리 호텔로 이동했다. 또 칭다오 공항과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옌지공항에 도착한 한국발 항공편 승객들도 공항에서부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금지되고, 시 정부 측에서 준비한 차량으로만 목적지로 이동했다.

이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냈다.

강 장관은 25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핵군축·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우리는 중국에 대한 대응을 상당히 자제해왔다”며 “중국도 이에 상응해 과도하지 않게 대응하도록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도 코로나19 초반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는데, 각국 조치에 대해 우리가 간섭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 국내 노력을 감안한 조치가 이뤄져야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조건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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