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 5개국서 입항 거부 크루즈선 받은 진짜 이유?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0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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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유랑 크루즈선 웨스터댐 © 뉴스1
바다의 유랑 크루즈선 웨스터댐 © 뉴스1
캄보디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환자가 발생한 대형 크루즈선 입항을 전격 허가했다가 뒤늦게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입항 허용 결정이 과연 옳았는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제적인 연대의 예’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극찬한 이 조치가 훈센 총리의 국내 정치 탄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덮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BBC에 따르면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일본, 대만, 태국 등 5개국으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한 ‘웨스테르담’호의 자국 입항을 전격적으로 허가하고, 지난 14일에 일부 승객을 하선시켰다.

훈센 총리는 당시 직접 항구에 나가 영국계 미국 선사 홀랜드아메리카가 운영하는 이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 승객 중 확진자 나오면서 계획 차질 : 그러나 제대로 된 검사 없이 이런 조치를 취해 이후 하선 승객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배에서 내린 83세 미국인 여성이 자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웃 국가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가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여성은 웨스테르담호 최초 확진자로 기록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확진자가 나오자 추가 하선을 금지하며 다시 문을 걸어잠갔다. 그리고 남아있던 승객 233명에 대해 코로나 19 검사를 실시, 모두 음성으로 나오자 19일 모두 하선시켰다.

하지만 2000명 넘는 승객 중 이미 많은 수가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져 크루즈발 집단 감염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BBC는 당초 훈센 총리가 웨스테르담호의 자국 입항 허용을 다른 국가,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의 기회로 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35년간 집권한 권위주의 통치자로서 웨스테르담 입항 허용에 대한 국내의 비판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 이 조치는 자신을 관대한 인간으로 보이게 했고, 정적들을 탄압하는 데 대한 벌로 일부 무역 특권을 폐지한 유럽연합(EU)의 결정으로부터 언론의 관심을 돌릴 수 있었다.

◇ 미국과의 관계 개선 노렸지만 효과 불투명 : 무엇보다도 훈센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 회복 기회를 노렸다. 탑승한 승객들 중 약 650명은 미국, 270명은 캐나다, 130명은 영국, 100명은 네덜란드, 50명은 독일, 그리고 몇몇은 호주 출신으로 미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훈센 총리의 결정은 양국 화해에 좋은 기회였지만 확진자가 발생함으로써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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