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료진 감염 심각…우한서 ‘코로나19’ 치료 지정병원 원장도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8일 2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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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의료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코로나19 치료 지정 병원의 원장마저 감염돼 숨졌다.

중국중앙(CC)TV는 “18일 오전 우한시의 우창(武昌)병원 류즈밍(劉智明) 원장이 5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류 원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우한 퉁지(同濟)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17일 오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코로나19 치료 병원 원장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966명 직원이 근무하는 우창병원은 지난달 20일 중국 당국이 처음 발표한 코로나19 지정 병원 9곳과 발열 진료 병원 61곳 가운데 하나였다. 류 원장은 신경외과 수술 전문의로 유명했고 우창구 정부가 수여하는 ‘우창 영재’ 명예 칭호를 받기도 했다.

앞서 14일 오후에는 우창병원 간호사 류판(柳帆·59)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류판은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창카이(常凱·55)의 누나라고 차이신(財新)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어머니, 아버지의 성을 따랐다. 류판은 코로나19 확진환자인 부모를 돌보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을 찾지 못한 류판의 부모도 사망했다.

13일에는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시 중의원 의사 쉬더보(許德甫)가 숨졌고 그의 아내도 감염으로 위독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초로 알렸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근무했던 우한시 중심병원 의료진 등 직원 230여 명도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공개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논문에 따르면 의심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이 3019명이나 감염됐을 정도로 심각하다. CDC는 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716명이고 1688명의 병세가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진 방역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 분노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국 당국은 환자 치료 중 숨진 의료인들을 열사로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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