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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大도 中유학생 5∼20%만 기숙사 수용… “외출해도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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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大도 中유학생 5∼20%만 기숙사 수용… “외출해도 못막아”

최예나 기자 , 세종=최혜령 기자 , 전국종합입력 2020-02-18 03:00수정 2020-0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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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대학가 ‘中유학생 격리’ 속수무책
1인 1실 격리 사실상 불가능… 교직원들 24시간 비상근무 가동
학교밖 유학생 관리 엄두못내… “전화 돌릴 직원도 부족” 하소연
정부 “인건비-방역물품비 지원 검토, 관리비-도시락 비용은 대학이 해결”
대학들 초비상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생활관 현관에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중국인 유학생이 속속 돌아오는데 대학은 속수무책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 이후 14일간 등교하지 못하게 관리하라고 했지만 일선 대학의 행·재정 역량으로는 역부족이다. 공간, 인력, 예산 어느 하나 여의치 않다.

대학들은 저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말뿐인 ‘자율 격리’가 방역 구멍으로 이어질까 두려워하고 있다. 지방의 한 사립대 총장은 “대학들도 처음 겪는 일인데, 정부가 아무 지원도 없이 대학들에 떠넘기니 정말 막막하다”고 말했다.


○ 제한된 공간, 부족한 인력




중국인 유학생을 모두 격리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대학은 없다.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22.2%. 그나마 대부분 기숙사가 2∼4인실로 운영돼 이 정도 수치가 나온다. 기존 기숙사생들을 강제로 내보낼 수도 없는데, 모든 중국인 유학생에게 교육부 지침대로 ‘1인 1실’을 주기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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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기숙사를 갖춘 수도권 대학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의 5∼20%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상황. 기숙사 규모가 작은 일부 지방대는 기숙사에서 한국 학생들을 강제로 내보내고 유학생 임시 숙소로 쓰고 있다. 하지만 개강 연기로 입국을 미뤘던 유학생들이 3월 이후 대거 들어오면 공간은 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교내에 격리된 학생들을 관리할 인력도 태부족이다. 대학들은 삼시 세끼 도시락을 제공하고, 주기적으로 시설을 방역하고, 학생들이 혹여 외출하거나 여럿이 모여 있지는 않은지 지켜보고, 하루에 한 번 이상 발열 등 증상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직원들이 퇴근과 주말을 반납하고 매달려도 며칠 이상 버티기 쉽지 않다.

여기에 학교 밖에 있는 유학생까지 관리하기란 불가능하다. 수도권 A대 관계자는 “기숙사에 있는 100여 명을 관리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교직원들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라며 “학교에서 수용하지 못한 400여 명을 격리할 공간과 관리 인력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대책 없는 ‘자율 격리’


대학에서는 교육부가 말한 ‘자율 격리’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유학생들을 기숙사에 수용한다고 해도 강제로 외부 활동을 막을 순 없다. 자율 격리 지침을 내린 교육부조차도 “외출을 막을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 유학생들은 자유롭게 활동 중이다. 17일 취재팀이 주요 대학 격리동을 돌아보니 서울대의 경우 격리동 식당, 카페 등 공동시설 곳곳에서 중국인 유학생을 볼 수 있었다. 경희대는 중국인 유학생이 격리된 층이 잠금장치 없이 개방돼 있었고, 학생들이 외부로 드나들고 있었다.

학교 밖에서 거주하는 경우 자율 격리는 더욱 소용이 없다. 서울의 B대 관계자는 “요즘 중국인 유학생들은 돈이 많아서 기숙사에 살지 않고 원룸 같은 개인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 전화로 체크는 하겠지만 어디로 이동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교 밖 유학생들에게도 도시락과 생필품 등을 지원해 외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대학들은 엄두도 못 낸다. 예산이 없고 인력도 부족하다. 서울 C대 관계자는 “교육부 지침대로 하루 1회 이상 모니터링 전화를 돌릴 직원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 한국·중국 학생 모두 반발

대학들이 안간힘을 쓰지만 한국인과 중국인 학생 모두 불만이다. 우선 격리 대상인 중국인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다. 지방의 D대 관계자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기숙사에 격리한다고 하니 ‘환자로 취급해서 기분 나쁘다’ ‘우리끼리 모아 놓는 건 더 위험할 것 같다’며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기숙사 수용을 거부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들어오게 할 방법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중국인 이외 학생들의 불만도 대학으로서는 이중고다. “학교가 제대로 관리도 못 하면서 중국인 유학생을 받는다”며 항의하는 학생도 많다. 지방 E대 관계자는 “중국인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기숙사에 있던 한국인 학생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심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대학가 주변 주민들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살거나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라고 요구한다.

대학들은 교육부가 현실성 낮은 대책을 내놓고 ‘나 몰라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중국인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며 자율 격리를 지시해놓고, 비용과 관리는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다급한 마음에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구하는 대학도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대학이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 등 지정한 시설에 입소시킬 때 필요한 인건비와 방역물품 구입 비용을 예비비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시설 관리비와 도시락 비용 등은 대학이 자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예나 yena@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전국종합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중국인 유학생#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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