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유기준 불출마 선언 러시…미래통합당 세대교체 ‘탄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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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정갑윤(울산 중·5선) 유기준(부산 서동·4선) 의원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범 보수진영의 불출마 선언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비박(비박근혜)이자 복당파인 김성태·박인숙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동참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현역 물갈이에 더욱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이날까지 통합당 내 총선 불출마 선언 의원은 18명이 됐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은 망해가는 나라를 바로 잡는 중차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제가 마음을 내려놓는다”며 “이제 나이도 들만큼 들었고 경남도의원까지 하면 30년 동안 생활정치를 실현해왔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5선을 하며 국회부의장도 지냈다.

유 의원도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현재의 지역구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신진 영입을 위한 세대교체에 숨통을 터주고 물꼬를 열어주는데 제 자신을 던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지역 불출마자가 많아서 선거를 치르기 힘드니 김세연 김도읍 의원은 불출마 선언 재고를 바란다”고 했다. 두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만감이 교차하는 듯 서로 손을 마주잡기도 했다. 하지만 비례전용으로 만든 미래한국당 입당에 대해선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통합당은 지금까지 이뤄진 인적교체의 속도와 범위에 고무된 분위기다.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는 검찰 수사 등으로 불출마를 선택한 이병석(4선) 이완구(3선) 전 의원을 제외하면 강창희(6선), 정의화(5선), 이한구(4선) 등 중진 의원 3명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데 그쳤다. 초재선 그룹에서 김태호(재선), 김회선 이종진 손인춘 양창영 조명철(초선) 전 의원 등 총 9명이 인적쇄신에 동참했다.

다만 일각에선 친박 핵심들이 여전히 출마 의지를 고수하고 있어 총선 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무성 유승민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여상규 의원 등 인적쇄신론에 동참한 3선 이상 불출마 중 대다수가 비박계, 복당파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친박계 출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은 정갑윤 유기준 한선교 의원 정도. 범친박계 초재선 중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김도읍 유민봉 윤상직 정종섭 최연혜 의원 등이다. 20대 공천에서 진박(眞朴) 감별 논란으로 공천전횡을 휘둘렀거나, 박근혜 청와대에서 요직을 지낸 친박 핵심들은 아직 출마를 고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 내에선 3일 동안 이어진 불출마 러시를 두고 공관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일부 의원들에게 ‘당 지지율보다 당신 개인 지지율이 떨어진다’며 컷오프될 수도 있다고 언질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전보다 부드럽게 진행되고 있는 불출마와 물갈이의 배경 중 하나”라고 전했다.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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