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 대상 태영호 총선 출마에…경찰, 신변보호 인력 증원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7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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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58)가 4·15총선 출마를 선언하자 보안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탈북 인사 가운데 테러 우려가 큰 ‘가(최고)’급 신변보호 대상이 대중과 무차별 접촉하는 선거 유세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경찰은 담당 인력을 수십 명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탈주민법과 신변보호지침에 따른 3단계 가운데 최고 단계에 해당하는 보호를 받는 ‘가’급 신변보호 대상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신변보호 대상 탈북민 3만1527명 가운데 ‘가’급은 손에 꼽을 정도로 알려졌다. 최소 경찰 2명이 24시간 가까이 지킨다는 것 말고는 신변보호 내용도 베일에 싸여있다.

또 다른 ‘가’급 신변보호 대상인 A 씨에 따르면 ‘가’급이 외출할 땐 무술과 사격에 능한 경찰이 실탄 장전한 권총을 지닌 채 보호한다. 대중 연설이나 행사에 나설 경우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일정도 주최 측 극소수 관계자에게만 알린다. 이때는 호위 인원도 10~20명으로 늘린다. 각종 문서에 자택이나 사무실 주소를 적을 때도 ‘가짜’ 주소를 적도록 허용된다.

하지만 지역구 출마가 유력한 태 전 공사는 유세 일정이나 지역구 사무실 위치를 감추기 어렵다. 동선도 노출돼 신변보호 부담이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현재 전국 신변보호 담당 경찰관은 900명 안팎.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태 전 공사 신변보호에 투입되면 다른 탈북 인사들의 보호가 취약해질 수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미스런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 전 공사가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단체로부터 스마트폰 해킹 피해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북한은 대한민국 주요 기관이나 주요 인사를 일상적으로 해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중삼중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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