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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선박 보호, 美·이란 관계 ‘절충점’…독자 파병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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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선박 보호, 美·이란 관계 ‘절충점’…독자 파병 막전막후

뉴시스입력 2020-01-21 14:20수정 2020-01-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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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구에 호응하면서도 이란과 관계 감안해 결정
"중동 교민 2만5000명 거주, 원유 수송 70% 차지"
"우리 선박 900여회 통항하면서 신속한 대응 요구"
정의용, 강경화 잇따라 방미…미국에 이해 구한 듯
이란과의 마찰도 피하며 외교적 균형 유지 선택

정부가 아덴만 일대에 파견돼 있는 청해부대의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의 호르무즈 단독 파병 결정에 앞서 미국과 이란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한 기여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호응하면서, 경제적으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이란과의 관계도 감안해 양국 모두 수용 가능한 절충점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이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며 우리 군 지휘 하에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보내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 확보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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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중동지역에는 2만5000여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라며 “우리 선박이 900여회 통항해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파병 압박이 거셌던 만큼 정부는 독자 파병 결정을 앞두고 미국은 물론 이란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피격이 잇따르자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동맹국의 참여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현지시간) 드론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며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더욱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 두 곳에 보복 공격을 단행했으며, 미국 우방국들에 이란에 대한 공격에 가담하지 말라고 경고해 긴장 수위를 높였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가 결정해 미국에 협의했고, 이란에도 외교부에서 설명했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이었던 걸로 안다. 이란도 기본적인 입장을 밝힌 걸로 파악하고 있고, 우리 결정을 이해하는 정도로 들었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직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파병 문제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연초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며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현안보고에 참석해 “정세 분석에 있어서나 중동 지역에 있는 나라들과 양자 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 입장과 우리 입장이 반드시 같을 순 없다”고 정부의 기류 변화를 드러냈다 .

이후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참석해 최근 중동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함께 석유 가스 수급 동향 등에 대한 보고했다. 회의 직후 청와대는 “우리 국민과 기업, 선박에 대한 긴급대응 체계 등을 점검하면서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살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국제 사회의 기여에 동참하는 방안을 미국에 적극 설득하며 파병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7일 미국에서 한·미·일 안보 고위급 협의체 회의에 참석했다. 정 실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 중동 상황에 대한 미국 측의 상세한 브리핑이 있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4일 미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났다. 당시 강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미측 구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나라가 참여하는지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며 “NSC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대화였다”고 밝혔다.

파병 방식은 강 장관이 귀국한 직후인 16일 오후 진행된 NSC 회의에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당시 강 장관이 미국과 논의 내용을 공유하고, 한국 측 입장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NSC 회의 직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C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의 일원으로 우리가 참여하는 형태의 파병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며 “내부적으로는 상당 부분 진척이 돼 있다”고 파병 결정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으로 한미 동맹을 고려하면서도 이란과의 마찰을 피하며 외교적 균형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입장에서도 미국 주도의 연합체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 선박을 지키기 위한 파병이라는 점에서 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 정부 역시 선박 안전 확보에 필요한 정보 수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중동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며 이란의 이해를 구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여 방안을 모색한 만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은 별개 문제”라며 방위비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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