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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잡는 해병대…전입 3일 후임에게 “잠자리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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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 잡는 해병대…전입 3일 후임에게 “잠자리 먹어봐”

뉴시스입력 2020-01-21 12:05수정 2020-01-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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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해병대 가혹행위·성희롱' 기자회견
상병 김모씨, 후임 입 강제로 벌려 잠자리 넣어
마른 체구 지적·폭언…"너 여자랑 XX는 할수 있냐"
A씨 극단적 선택 시도…의가사 제대 후 치료 중

부대에 전입한 지 3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신입 해병대원이 살아있는 잠자리를 억지로 먹는 등 선임병으로부터 가혹행위와 성희롱을 당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는 극단 선택 시도 직전인 지난 14일 군인권센터, 국민신문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등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부대에서 약 3개월 간 잔류하다 의가사 제대, 현재 중증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해병대 병사 가혹행위 및 성희롱 사건’ 기자회견을 열고 A씨가 겪었던 피해 사실을 알렸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병1사단으로 전입한 A씨는 같은 부대 선임 상병 김모씨로부터 상습적인 가혹행위와 성희롱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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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원들과 함께 부대 인근 야산으로 태풍 피해 복구 지원 작업을 나갔던 김씨는 살아있는 잠자리를 손에 들고 점심 식사 이후 휴식을 취하고 있던 A씨에게 “너 이거 먹을 수 있냐”라고 물었고, A씨가 어쩔 수 없이 “먹을 수 있다”고 답하자 A씨 입을 억지로 벌리고 살아있는 잠자리의 몸통 부분을 그대로 집어넣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A씨에게 “너 이거 못 먹으면 뒤진다. 네가 먹는다고 대답한 거다”라고 말하는 등 협박을 했고, 몇 분간 A씨에게 잠자리를 먹으라고 계속 강요했다는 것이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주변에 선임과 동료 해병들이 있었지만 위계질서가 강한 해병대 문화 특성상 아무도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김씨는 또 A씨에게 “너 같은 새끼만 보면 화가 난다. 내 밑에 들어왔으면 X나 패서 의가사 제대 시켜줬을텐데” 등의 폭언과, A씨의 마른 체구를 지적하며 “이렇게 말라 비틀어져서 여자랑 XX는 할 수 있냐 X발놈아?”, “XX가 서긴 서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사건 이후 피해자는 수치심, 모멸감, 가해자에 대한 분노로 인해 공황발작·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반복되는 자살 시도와 악몽으로 군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며 “현재 피해자는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선임을 찌르면 안 된다”고 교육하는 해병대의 악습과 신고 이후 예상되는 2차 가해 등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으며, 결국 폐쇄병동에 입원한 후 재차 극단적 선택 시도에 이르고 나서야 마음을 먹고 군인권센터 등에 상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확인된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김씨에 대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해병대는 2011년 해병 2사단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그럼에도 해병대 식고문(악기바리) 등 해병대 특유의 ‘똥군기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2017년 결성된 해병대 인권자문위원회가 1기 위원회 임기를 끝으로 2019년 2월 해산됐는데 병영 인권 개선을 ‘목표 달성’의 개념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해병대는 때리거나 피가 나지 않는 이상 성희롱 등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도 있으나 이번 사건은 굉장히 모욕적인 언사가 포함된 만큼 (해병대 문화가) 일제 잔재라고까지 표현하고 싶다”며 “성차별적인 문화가 우리 군에서 퇴출되지 않으면 해외 파병이나 전쟁 상황에서 집단 강간 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센터가 지난해 접수한 해병대 인권 침해 상담이 총 35건이었다고 밝혔다. 연평부대에서는 선임에 의한 반복적인 집단 구타와 폭언, 협박 사건 등이 있었으며 2사단에서는 후임에게 개 흉내를 내며 네발로 돌아다니게 하거나 치약으로 머리를 강제로 감기는 등의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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