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자 5000만원 ‘돈 먹는 하마’ 알펜시아, 이번엔 매각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0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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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돈 먹는 하마’ 알펜시아가 매각될까. 강원도는 20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외국계 자본이자 국제금융그룹사인 매킨리(Mckinley) 컨소시엄과 알펜시아 매각을 위한 자산 및 회계 실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측이 매각을 전제로 자산과 회계 등에 대한 현지실사에 합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 3개월 동안 알펜시아에 대한 자산 및 회계 실사를 벌여 적정 매각금액에 양측이 합의하면 곧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매각금액에 대해서는 양측이 8000억 원대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원도는 매킨리컨소시엄의 대표 주관사인 ‘매킨리 홀딩스 리미티드’에 대해 전문 글로벌 투자그룹으로 1998년 미국에서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프로젝트 및 투자지원사로 설립된 매킨리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지주사로 소개했다. 이밖에 매킨리컨소시엄에는 중국과 홍콩의 다수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91만㎡ 터에 2009년 조성한 종합 리조트다.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 고급 빌라 등이 포함돼 있다.

2018평창겨울올림픽의 주무대로 활용돼 올림픽 성공 개최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기 연장이 있던 데다 분양 저조 등으로 부채가 1조 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알펜시아 운영주체인 강원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알펜시아 부채액은 7735억 원 규모다. 지난해 이자비용만 하루 평균 5000만 원에 이르는 181억 원이 발생했다.

이날 강원도가 발표한 알펜시아 개발계획에는 기존의 올림픽 시설을 이용해 스릴 넘치는 사계절 스포츠파크로 조성하고, 기존 리조트 부지에 1만여 개의 새로운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개발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알펜시아 매각을 위한 협약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16년 6월 중국 2개 기업과 잇따라 매각 협약을 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국 기업들이 발을 뺐다.

또 2017년 4월 싱가포르와 영국의 기업들이 강원도개발공사와 타운지구(유휴부지 포함) 매각 협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이가 커 협상이 중단됐다.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전까지의 매각 접촉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공개해도 될 만큼 양쪽이 충분히 신뢰를 쌓았다. 매킨리측이 이미 현지조사를 여러 차례 했고 상당한 금액의 돈이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매킨리 컨소시엄 측 관계자는 “구매 의사가 없다면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실사를 시작하겠느냐. 알펜시아가 한국의 최고 명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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