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와 한지붕…4조 원대 매각 ‘빅딜’ 성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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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뉴스1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뉴스1
국내 대표 배달서비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글로벌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DH는 한국에서 요기요를 운영 중이다. 인수규모는 약 4조80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새 합작회사의 수장에 올라 DH와 우아한형제들이 관할하는 아시아 배달사업을 총괄한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서울에서 이같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고, 양사가 절반씩 지분을 갖는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지분을 DH로 전환, 본사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김 대표 이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최고경영자, 엠마뉴엘 토마신 최고기술책임자) 멤버가 된다. 그는 우아DH아시아의 회장직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9개국과 우아한형제들이 활동하는 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 배달의민족의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의 일원으로 더 크게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H는 한국의 요기요를 포함 전 세계 40개국에서 28개 배달앱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국내 1, 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앞으로도 독립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DH가 한국 진출을 고민할 때 외스트버그 CEO가 김 대표와 만나 인수를 타진했지만 당시에는 성사되지 않았다”며 “DH 측은 이후에도 꾸준히 협력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빅딜로 투자 유치와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업계에 숨통을 틔웠다고 본다. 국내에서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우물 안에만 그칠 뿐, 글로벌 기업의 관심은 높지 않았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번 빅딜은 단순히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넘어 국내 창업자가 본사와 지분을 나누고 글로벌 경영 경험까지 쌓을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남았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기업결합신고를 하면 공정거래법상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합해서 약 90%로 추정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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