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전출판사 메리엄웹스터, 올해의 단어로 ‘they’ 선정…의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1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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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미스·오슬로 그레이스 등 언급 영향
9월 메리엄웹스터 ‘제3의 성’ 의미 공식 인정
“평범한 단어도 올해의 단어 선정될 수 있다는 것 보여주는 사례”

미국의 사전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올해의 단어’로 ‘그들’ 혹은 ‘제3의 성(性)’을 의미하는 ‘they’를 선정했다. 메리엄웹스터는 해마다 검색어 유입량과 조회수를 기준으로 올해의 단어를 선정한다.

10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피터 스콜로프스키 메리엄웹스터 편집장은 “대명사와 같이 평범한 단어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메리엄웹스터에 따르면 올해 ‘they’의 검색량은 지난해에 비해 313% 급증했다.
복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they’가 올해 유난히 주목받은 이유는 9월 메리엄웹스터에서 이 단어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을 뜻하는 단수 대명사의 의미를 새롭게 공식 등재했기 때문이다. 특정 성별이기를 거부하는 이들이 자신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활용해 온 단어 ‘they’는 그 동안 성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집단에서만 제한적으로 통용돼 왔지만 메리엄웹스터가 명망있는 사전 중에선 처음으로 이 의미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당시 사전은 “1950년대부터 제3의 성을 가진 개인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이 단어가 쓰인 증거 자료를 갖고 있다”며 새로운 의미 등재 이유를 밝혔다.

유명인사들이 새로 추가된 의미의 ‘they’를 자주 언급한 것도 영향을 줬다.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가 3월 공식 석상에서 제3의 성을 표방했고, 역시 자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니라고 주장해 온 미국 모델 오슬로 그레이스는 1월 파리패션위크에 참석하며 패션업계에서 유명세를 탔다. 프라밀라 자야팔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이 4월 성 소수자의 권리 옹호를 주장하며 이 단어를 언급했을 때도 검색량이 소폭 늘었다고 메리엄웹스터 측은 밝혔다.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오른 단어들에는 ‘탄핵(impeach)’, ‘대가성(quo pro quo)’ 등 미국의 탄핵 정국과 관련된 단어들도 있었다. ‘they’는 콜린스 사전이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스웨덴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촉발한 기후 변화 시위인 단어 ‘기후 파업(climate strike)’에 밀렸다. 메리엄웹스터는 지난해엔 ‘정의(juctice)’를, 2017년엔 ‘페미니즘’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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