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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윤총경 부실수사” 국회에 의견서… 경찰 반박자료 내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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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윤총경 부실수사” 국회에 의견서… 경찰 반박자료 내며 신경전

이호재 기자 , 조건희 기자 입력 2019-12-11 03:00수정 2019-12-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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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 대치국면’ 수사권 힘겨루기
검찰 “조정안 그대로 통과땐… 檢 보완수사 못해 사건 묻혀”
경찰 “그런 경우 0.2%에 불과… 검사 기소권한 통제가 더 급해”

“(경찰은) 수수한 금품이 처벌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에서 보강 수사를 통해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수수한 사실 등을 밝혀 구속.”

대검찰청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에서 이른바 ‘버닝썬 사건’을 언급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개정안대로 사법경찰관에게 ‘사건 종결권’을 부여하면 검찰의 보강 수사가 불가능해 사건의 실체가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올 6월 경찰은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경찰의 수사를 무마시킨 의혹을 받은 윤규근 총경(49·수감 중)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적용해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윤 총경이 큐브바이오 주식 1만 주를 받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에선 “경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고 부실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검찰 수사 단계에서 결론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사법경찰관의 송치 의견과 검사의 처분이 달랐던 경우는 3만516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윤 총경 사례처럼 검사가 사법경찰관이 누락한 범인 및 범죄를 적발한 경우는 7248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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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4월 회사 자금으로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43억 원을 빼돌린 A 씨를 경찰이 각하 의견으로 송치하자 보강 수사 끝에 A 씨를 구속했다. 2017년 3월 광주지검은 의약품 납품업체 수사 후 ‘뇌물수수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경찰이 송치한 B 총경을 구속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같이 검찰이 경찰 수사를 보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자체 종결한 후 기록을 보낸 뒤 검사는 60일 동안만 검토할 수 있고 경찰에 기록을 반환해야 한다. 또 검사가 직접 보강 수사를 할 수 없고, 사법경찰관에 재수사 요청만 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권한이 배제된 채 기록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는 수사 오류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찰청은 ‘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 제시 의견서 검토’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보강 수사해 기소하는 경우는 전체 송치 사건의 0.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결론을 뒤집어 기소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 등을 보면 오히려 검사의 기소 권한을 통제할 장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개정안이 선거 사건에 대해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게 한 점도 논란이다. 공소시효가 6개월로 짧은 선거 사건에서 경찰이 시효가 임박해 사건을 넘기면 검찰이 추가로 수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비슷한 사건들이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선거 범죄의 공소시효와 검찰의 보완 수사 시간을 고려해 사건을 송치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의도적으로 공소시효가 임박해 사건을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호재 hoho@donga.com·조건희 기자
#청탁금지법#윤규근 총경#수사권 조정#검찰 수사#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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