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미디쇼 ‘조롱거리’ 된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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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뒷담화 장면 풍자… “너는 파티 부적격자” 왕따 취급
트럼프 “가짜뉴스” 화풀이 트윗

7일 방송된 미국 NBC의 코미디쇼 ‘SNL’의 트럼프와
나토 정상들. NBC 유튜브 캡처
7일 방송된 미국 NBC의 코미디쇼 ‘SNL’의 트럼프와 나토 정상들. NBC 유튜브 캡처
7일 미국 NBC방송의 유명 코미디쇼인 ‘SNL(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뒷담화 동영상’을 소재로 풍자에 나섰다. 살벌하게 상대방을 헐뜯고 교양 있는 척하지만 실은 경박한 정치인들의 세계를 유쾌하게 묘사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뒷담화가 벌어진 곳은 영국 버킹엄궁의 환영식장이었지만 SNL의 무대는 가상세계인 나토 고등학교였다. 자신들을 ‘멋진 아이들(cool kids)’이라고 부르며 구내식당에 죽치고 앉아 있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3인방은 햄버거 접시를 들고 온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테이블에 앉으려고 하자 매몰차게 쫓아낸다. 뒤쪽에 나라 이름도 낯선 라트비아 대통령 자리에 앉으라는 것. 그러더니 트럼프 대통령의 등에 ‘나를 탄핵해줘’라고 쓰인 쪽지를 붙이는가 하면 큰 소리로 그를 비웃는다.

“저 아이가 기후변화에 대해 얘기하는 거 들어 봤니? 글쎄 화장실 시설만 좋아지면 된다고 하잖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화장실 물 내리는 횟수를 예로 들며 미국의 환경 규제를 비난한 것을 빗댄 것이다.

또 “보리스 존슨 총리보다 머리가 더 나쁘다” “너처럼 많이 먹는 애는 파티 부적격자다”등 트럼프 ‘왕따(따돌림)’가 극에 달한다. 이들의 조롱을 못 견디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정치인들이 직접 출연한 것이 아니라 유명 코미디언들이 역할을 맡았다.

이 코너를 시청한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8일 새벽부터 폭풍 트윗을 날리며 “가짜 뉴스미디어가 나를 조롱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화풀이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 수난시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탄핵 문제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짓더니 귀국 후에는 민주당의 탄핵 공세 관련 뉴스를 접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작성 중인 하원 법사위원회의 제럴드 내들러 위원장(민주)은 8일 일요 TV 시사토크 프로그램 2개에 출연해 “이번 주까지 소추안을 완성해 위원회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소추안을 토대로 법사위 의원들이 탄핵 찬반 표결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법사위 표결을 통과하면 다음 주 후반 하원 본회의에서 전체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달 말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12월 셋째 주 크리스마스 전에 본회의 표결이 열릴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예정대로 탄핵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snl#트럼프 조롱#탄핵소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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