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악 中오염물질 덮쳐… 수도권 5등급차 진입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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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올겨울 첫 미세먼지 저감조치

서울 광화문광장 ‘마스크 행렬’ 9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악화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환경부는 10일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 ‘마스크 행렬’ 9일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악화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환경부는 10일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뉴스1
10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북에 올겨울 들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3월 7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에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 247만 대의 진입이 제한된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5등급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는 “9일 오후 5시까지 m³당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50μg에 육박하고 10일에도 평균 50μg을 넘을 것으로 예보됐다”며 초미세먼지 ‘관심’ 경보를 발령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수도권의 5등급 차량 진입 제한은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조치다. 충북은 조례 시행일이 2020년 1월이어서 5등급 차량 진입 제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시행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미세먼저 저감을 위해 10일 석탄발전소 10기의 가동을 정지하고 44기의 발전소는 최대 80%로 출력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에 출력이 제한되는 발전소에는 경기 평택의 중유발전소 3기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수도권 각 진입로에는 5등급 차량 진입을 단속하기 위해 총 121곳(서울 51개, 인천 11개, 경기 59개)에 무인단속 카메라를 설치했다. 10일 해당 지역을 출입하면 자동차 소유주에게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 4대문 안에서 적발되면 과태료 25만 원이 추가돼 총 35만 원을 내야 한다. 매연저감장치(DPF) 등 저공해 조치를 했거나 장애인차량 등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0일 서울 인천 경기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76μg 이상)으로, 제주를 제외한 전국은 ‘나쁨’으로 예보했다. 이번 고농도 현상은 서풍을 타고 중국 등지에서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데다 국내 대기가 정체돼 초미세먼지가 쌓인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 중 습도가 높아 초미세먼지 2차 생성이 활발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비 오기 직전 공기 중 습도가 높으면 초미세먼지 구성 성분들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6일부터 대기오염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9일 오후 9시 현재 중국 베이징의 대기질지수(AQI·Air Quality Index)는 262로 전 세계 도시 중 가장 높았다. AQI는 초미세먼지와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종합해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오염도가 높다. 2위는 중국 선양(196)이었다. 문제는 중국의 이런 오염물질들이 한국으로 넘어온다는 것이다.

이번 고농도 현상은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되면서 11일 새벽에 정점을 찍고 이날 오후부터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1일 오후부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강해진다고 예보했다. 국립환경과학원도 12일부터 15일까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음’으로 예상했다.

이번 겨울은 강한 추위와 대기 정체로 인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번갈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 여파로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 고위도와 저위도 온도 차가 줄어 바람이 줄어드는 데 따른 영향이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올해는 북극 해빙이 역대 두 번째로 작아 연말까지 북극발 추위가 다시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미세먼지 저감조치#5등급차 제한#중국#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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