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 “마! 이게 부산이다!”…외인의 ‘사투리 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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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9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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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호물로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호물로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 이게 부산이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외인’ 호물로(브라질·24)가 8일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며 외친 말이다.

이날 호물로는 골을 넣고선 유니폼 왼쪽 가슴에 박혀있는 부산의 엠블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카메라를 응시하고 “마! 이게 부산이다!”라고 소리쳤다. ‘사투리 세리머니’인 셈이다.

호물로의 세리머니는 축구 팬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었다. 이 장면은 이른바 ‘움짤’(움직이는 짧은 영상)로 만들어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게시물 댓글란은 “물로형 유니폼 살게”, “진짜 사랑스럽다”, “근본 있는 세리머니” 등 호물로를 향해 환호하는 반응으로 가득했다.

부산 3년차 외인인 호물로는 한국말 실력이 상당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코칭스태프들의 한국말 지시도 곧잘 알아듣는 수준이라고 한다. 선수들과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를 모르고 있던 축구 팬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장면이다. 실제로 “진짜 ‘이게 부산이다’라고 한 거라고?”, “진짜 저 말 한 건 아니지?” 등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호물로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호물로가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산은 이날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K리그1으로 승격했다. 2015년 승강 PO에서 수원 FC에 1, 2차전을 모두 지며 2부 리그로 강등된 부산은 2017년과 2018년에도 승강 PO를 치렀지만 모두 패했다.

부산은 앞서 5일 진행된 1차전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공격을 주도하면서도 상대 골망을 끝내 흔들지 못했다. 2차전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호물로가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27분 경남 골대를 향해 디에고가 올린 크로스가 경남 수비수 이재명의 팔에 닿아 페널티킥이 됐다. 이 기회를 호물로가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이후 노보트니가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으면서 부산은 2-0 승리. ‘3수’ 끝에 1부 리그에 진출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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