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모든 것 다 잃을 수 있다”…강력한 경고 메시지 던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9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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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 수위가 연일 급상승하고 있다. 그는 8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도발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며 강한 견제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이날 오전 트위터에 “김정은은 너무 영리하고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다”며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 저녁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직후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놓은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김 위원장)는 싱가포르에서 나와 강력한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를 무효로 하거나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은 김정은의 리더십 하에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약속대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사안에 통일돼 있다고 덧붙였다. 늘 반복하던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 언급은 이번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날인 7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을 지켜볼 것이며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도 한층 세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미국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의 발사와 핵실험 재개를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인식해왔다.

원칙적 언급만 반복하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도 직설적이고 거칠어졌다. 그는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한다면 북한은 실수하는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지만 우리에게는 충분한 도구들이 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에 대해 검토할 것이며 (이에 대응할) 연장세트에 충분한 연장들이 담겨 있다(plenty of tools in the toolkit)”고 거듭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비핵화가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한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약속했는데 대사가 지도자와 정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은 그에게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며 “내가 그 대사라면 꽤 긴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부장관 지명자가 곧 한국 등 동북아 지역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우리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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