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모험의 도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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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뉴질랜드 오클랜드|

오클랜드 항구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와이헤케섬.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휴양지이다.
오클랜드 항구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와이헤케섬.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휴양지이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비운의 도시이다. 많은 여행자가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어 있는 뉴질랜드를 여행할 때 자연환경이 뛰어난 남섬을 목적지로 한다. 북섬의 오클랜드는 비행기를 갈아타는 경유지로서의 역할이 크다.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졌을 뿐이지 오클랜드는 남섬 못지않은 매력이 있다. 자유와 여유가 흘러넘치는 오클랜드만의 매력이다.

오클랜드 탐방의 출발점은 오클랜드 항구이다. 섬나라인 뉴질랜드는 약 600개의 섬이 있다. 섬마다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오클랜드 주위에는 10여 개의 섬이 있다. 배를 타고 1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섬들이 있는데 그중 와이헤케는 휴양지로 뜨고 있는 섬이다. 몇 년 전부터 가수 레이디 가가, 배우 잭 니컬슨,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 같은 유명 인사들이 와이헤케를 찾아 휴가를 보냈다.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매년 여름에만 약 3만 명이 섬을 찾고 있다. 오죽했으면 2017년에는 섬 주민들이 관광버스 진입을 막는 시위를 벌였겠는가.

와이헤케섬의 머드브릭 양조장에서는 와인 구입은 물론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식사도 가능하다.
와이헤케섬의 머드브릭 양조장에서는 와인 구입은 물론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식사도 가능하다.
오클랜드 페리 터미널에서 와이헤케까지는 페리를 타고 약 40분이 걸린다. 페리는 매 시간 있다. 와이헤케의 인구는 1만2000여 명. 면적은 92km²로 완도와 비슷한 크기다. 이곳에서는 와인 양조장이나 올리브 농장을 방문하거나 서핑이나 수영,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현지인들은 해변 산책을 추천한다. 섬에만 8개의 해변이 있는데 그중 길이 1.82km의 오네탕기 해변은 천천히 걷기 좋은 곳이다. 회색빛 모래가 깔려 있는데 보기와 달리 맨발에 닿아도 부드럽다.

섬에서 꼭 맛봐야 하는 것은 굴이다. 해산물 전문가게인 ‘테 마투쿠 베이 오이스터’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12개 20뉴질랜드달러·약 1만5000원)에 즉석에서 껍질을 벗겨주는 굴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굴 식당이 성업 중이다. 매년 10월에는 섬에서 굴 축제가 열린다.

와인 양조장도 섬의 자랑거리다. 23개의 와인 양조장이 있는데 모두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는 양조장도 많다. 머드브릭 양조장·레스토랑은 항구와 가깝고 레스토랑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 아름다워 인기가 높다. 특히 이곳에서 보는 노을 풍경이 아름답다. 와이헤케 관광에는 보통 투어 상품을 이용하지만 렌터카를 빌려 여유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항이’를 맛볼 수 있는 ‘마오리 키친’. 돌구덩이에 닭고기, 감자 등을 넣어 4시간 정도 익힌다.
‘항이’를 맛볼 수 있는 ‘마오리 키친’. 돌구덩이에 닭고기, 감자 등을 넣어 4시간 정도 익힌다.
충분히 와이헤케를 둘러보고 오클랜드 항구로 돌아왔다면 마오리 전통 음식을 즐겨보자. 터미널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오클랜드 유일의 ‘항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올해 3월에 문을 연 ‘마오리 키친’은 푸드트럭 정도로 작은 규모이지만 마오리족 출신이 직접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인기가 높다. 항이는 구덩이에 달군 돌을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 닭고기, 감자, 당근 등을 얹은 뒤 두꺼운 천으로 덮어 3, 4시간을 푹 익힌 요리다. 고기와 채소를 얹은 ‘항이 투투루’는 17뉴질랜드달러(약 1만3000원). 여기에 마오리허브와 생강 등을 넣어 만든 탄산음료인 ‘타하’를 곁들이면 좋다. 두 명이 나눠 먹을 만한 양이다.

오클랜드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스카이타워는 오클랜드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다. 1997년 문을 연 스카이타워는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높이가 328m다. 만약 시내에서 길을 잃었다면 스카이타워를 찾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전망대는 60층으로 높이 220m에서 시내 전망을 360도로 내려다볼 수 있다.

1997년 문을 연 오클랜드 스카이타워는 높이 328m로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1997년 문을 연 오클랜드 스카이타워는 높이 328m로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스카이타워에는 다양한 시설이 있다. 스카이타워 52층에 위치한 ‘오빗360’은 360도 회전하는 전망 레스토랑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프러포즈 장소로 인기가 높다. 저녁 식사는 1인당 약 40뉴질랜드달러(약 3만 원)로 3, 4일 전 미리 예약해야 한다. 높이 192m의 타워 덱에서는 안전장비를 갖추고 타워 주위를 걸어서 도는 스카이워크(150뉴질랜드달러·약 11만 원)와 번지점프인 스카이점프(225뉴질랜드달러·약 17만 원)를 즐길 수 있다. 자유로움을 맛볼 좋은 기회다.

거의 평지로 이뤄진 오클랜드 시내를 바라보다 보면 눈에 띄는 언덕이 하나 있다. 바로 ‘에덴동산’이라 부르는 마운트 이든(이든산)이다. 오클랜드의 중심가로부터 남쪽에 위치한 마운트 이든은 2만 년 전 마지막 폭발이 있었던 사화산의 분화구다. 오클랜드는 14만 년간 약 53개의 화산이 솟아오른 화산지대다. 오클랜드 어디서든 쉽게 화산구를 볼 수 있다. 그중 마운트 이든이 가장 높고 유명하다.

‘에덴동산’이라고 부르는 마운트 이든(이든산)에서는 오클랜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에덴동산’이라고 부르는 마운트 이든(이든산)에서는 오클랜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해발 196m로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자연 지대이다. 화산이 솟을 때 분화구 3개가 나란히 터졌기 때문에 바닥이 타원형이다. 화산 폭발 시 분화구에는 수영장 3만2000개를 채울 만한 양의 용암이 들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계단식 밭과 집터 등 1700년대까지 마오리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예전에는 많은 관광버스가 관광객을 정상까지 태워 날랐지만 자연보호를 이유로 2011년 금지됐다. 2016년에는 모든 차량의 정상 통행이 막혔다. 그래도 중턱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15분 정도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입장은 무료다.

정상에 오르면 오클랜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어디에서 사진을 찍든 그림 같은 풍경이 나온다. 날씨가 화창해도 좋고 구름이 낀 날씨면 더욱 좋다. 뉴질랜드는 마오리족 언어로 ‘길고 흰 구름의 나라’란 뜻을 가진 ‘아오테아로아’로 불렸다. 구름 낀 날씨야말로 진정한 뉴질랜드 날씨라는 의미다. 여유롭게 둘러보다 보면 하늘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클랜드전쟁기념박물관도 놓치지 말자. 박물관에는 마오리족의 역사와 소장품,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동식물 표본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는 25뉴질랜드달러(약 1만9000원). 박물관 주위에는 공원이 있어 잔디밭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여유로운 시민들 모습에 마음이 풀어진다. 박물관은 폐장 뒤에는 시민들의 결혼식 장소로 인기가 높아 운이 좋다면 결혼식도 구경할 수 있다.

● 여행정보

팁+ △와이헤케는 자전거로 돌아다닐 수 있지만 오르막이 많아 체력에 자신 없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와이헤케에는 5개의 버스 노선이 있는데 1시간마다 버스가 다닌다. △오클랜드 대중교통 이용 시 홉(hop) 카드를 이용하면 환승은 물론 요금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인천에서 오클랜드까지 약 11시간으로 에어뉴질랜드는 11월 23일부터 인천∼오클랜드 구간 직항편을 운영한다. 2명이 여행한다면 3개의 이코노미 좌석을 합쳐 소파로 만든 ‘이코노미 스카이카우치’ 이용이 편하다.

감성+ △음악: 포카레카레 아나.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마오리족의 노래로 국내에서는 ‘연가’로 번안돼 불렸다. △영화: 피아노(1993년·제인 캠피언) 뉴질랜드 출신 감독으로 19세기 말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연인의 사랑을 그렸다. △책: 웨일 라이더(위티 이히마에라). 마오리 출신 작가로 마오리족과 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2004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자유롭고 여유롭게 시간 보내기 ★★★★★
△다양한 양조장 돌아다니기 ★★★★★
△싱싱한 해산물 맛보기 ★★★★★
△전경 야경 감상하기 ★★★★
△액티비티 즐기기 ★★★★

오클랜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뉴질랜드#오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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