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딸”…눈물바다 된 독도 헬기 사고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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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6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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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가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가족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뉴스1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장례식이 6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에서 엄수됐다. 사고 발생 37일 만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와 대원들의 개별분향소에선 유족과 동료들이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희생자는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김종필 기장(46)과 이종후 부기장(39), 서정용 정비실장(45), 배혁 구조대원(31), 박단비 구급대원(29)이다. 김 기장과 배 대원은 실종 상태지만 가족들의 결단에 따라 합동 장례를 치렀다.

김 기장의 분향실인 백합원 6호실에서는 세 아들을 남겨놓고 떠난 그를 향해 “왜 집에 오지 않고 여기 있나. 빨리와, 빨리와”하는 오열이 들렸다.

배 대원의 어머니는 말 없는 아들의 사진을 보며 흐느끼다 끝내 쓰러졌다. 그의 외삼촌은 “찾지도 못한 채 사망신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혁이가 이해할 것”이라며 “임무를 다하고 자랑스럽게 떠난 조카를 이제는 가슴에 묻겠다”고 했다. 배 대원은 5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당시 구조활동을 펼쳤다.

고 박 대원의 가족은 합동분향소 영정 앞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박 대원의 아버지는 “엄마 아빠가 좋은 일하고 잘 살겠다. 좋은 데로 가라”고 말했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자랑스럽고 고맙고 사랑한다, 우리 딸”이라며 오열했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다른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서 차례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소방동료는 물론 정치인, 정부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가족들을 위로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새벽부터 백합원에 나와 조문객들을 맞았으며,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빈소를 다녀갔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언급하며 “이분들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국가직이 됐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당장 국가직이 됐다고 해서 소방관들의 예우나 장비 등에 대한 투자가 크게 개선되진 않겠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것은 국가의 책임이 아니겠느냐. 책임을 더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소방관들의 희생정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7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빈소를 찾아 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장례는 오는 10일까지 닷새간 진행되며 고인들에게는 1계급 특진과 훈장이 추서된다. 발인은 계명대 체육대학 실내체육관에서 소방청장장으로 엄수되며,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대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6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분향소에서 동료 소방대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10월 31일 오후 11시 30분경 소방대원 5명과 응급환자, 보호자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바다로 떨어졌다.

수색당국은 실종자 가족들의 뜻에 따라 8일 해상수색을 종료할 예정이다.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가족은 먼저 발견된 동료대원들을 위해 수색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되려면 모발 등 망자를 인식할 수 있는 DNA가 있어야 한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김 기장과 배 대원의 가족들은 주거지에서 머리카락을 찾아야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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