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결정” 종로로 이사까지 했는데…임종석 불출마 왜?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18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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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 News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 News1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7일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그 배경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청와대를 나온 임 전 실장이 종로로 이사하고 주소지를 이전, 사실상 ‘정치 1번지’인 종로 출마를 위한 사전 행보로 비쳐 왔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사실상 내년 4월 치러질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본인은 이 중요한 국면에 통일운동에 전념하고 싶다는 취지였다고 들었는데, 그것도 그것대로 장하고 훌륭한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관된 입장은 개개인의 판단도 존중해야 되겠지만, 꼭 일해야 할 사람은 일하는 과정으로 헌신하고 기여하면 좋겠다”면서 “한 사람의 불출마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방식보다, 새로운 정치를 디자인하는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으로 1기 의장인 이 원내대표와 함께 대표적인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의 불출마 배경에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의 지역구 정리 문제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이 일찌감치 서울 은평구에서 종로로 이사하면서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마한 적이 있고 현직 대통령이 유권자로 있는 종로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정 전 의장이 예상 밖의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스텝이 꼬였다는 분석이다.

임 전 실장 입장에서 당의 큰 어른이자 대선배인 정 전 의장과의 경선 구도 자체도 부담스러운데다, 정 전 의장이 지역구를 잘 다져놔 경선에서 이기더라도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우려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미 종로구로 주소지까지 이전한 상황에서 다른 지역으로 출마하는 것도 마뜩잖다. 어느 지역으로 가던 그 지역구 주민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기 힘들고, 출마 지역구에 주소지만 두고 선거를 치르는 것도 그림이 좋지 않다.

‘큰 꿈’을 꾸는 임 전 실장이 ‘통일’이라는 시대정신을 선점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복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재·보궐 선거 등이 남은 상황에서 당장 눈앞의 총선에 연연하기 보다는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통일 문제’에서 다른 정치인에 비해 앞서나가는 한편,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쇄신 바람의 선봉에 서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권의 총선승리에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운신 폭을 넓힐 수 있고, 더 나아가 정 전 의장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다목적의 선언이자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임 전 실장 측은 ‘586 쇄신’의 선봉에 섰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임 전 실장 측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일(불출마 선언)을 결정하면서 한편에서 나오는 ‘586 퇴진’에 대한 고민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임 전 실장은 자신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586 의원들과의 사전교감도 없었다. 향후 행보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사단법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해당 재단은 북한 당국과 계약해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영상물을 국내 방송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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