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5000만원 내면 영주권 준다…전문직 유치에 공 들이는 사우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2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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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유치위해 절차 간소화
현지인처럼 사업-주택구입 가능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2억5000만 원 상당의 비용을 받고 영주권을 발급했다.

13일 아랍뉴스와 걸프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19개국 출신 73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거주권(이까마)’을 부여했다. 프리미엄 거주권은 최근 개혁·개방과 산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사우디가 외국인 투자가, 엔지니어, 금융인, 의사 등 전문직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일시금으로 80만 리얄(약 2억5000만 원)을 내면 평생 거주할 수 있는 통상적 의미의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또는 매년 10만 리얄(약 3100만 원)을 내며 거주권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사우디에 거주할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사우디에서 부동산 거래와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사우디 출입국 때도 이 나라 국민처럼 간소한 절차만 밟으면 된다.

사우디는 그간 북미와 유럽에선 소수 전문직 인력만 받아들였다. 또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에서 저임금 단순 노동자를 대거 채용하는 사실상의 이중 정책을 운용해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유가 하락 추세 속에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자 자국민 또한 단순 노동 부문에서도 일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과거처럼 풍부한 보조금을 줄 수 없고, 외국인 인력에게 지출되는 비용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전문지식과 자금을 갖추고 있어 사우디 내부에서 투자나 고용 활동을 할 수 있는 외국인 전문직들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 안팎에선 올해 9월 한국을 포함해 49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관광비자 발급을 허용했다. 최근 사우디의 외국인 입국과 거주 절차가 계속 수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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