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생 울리는 철도파업, 15일부터 태업…코레일노조 “수시면접 피해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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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4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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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가 20일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15일부터 ‘태업’을 예고하면서 수학능력시험 후 대학 논술전형과 면접 구술고사를 준비하는 지방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16일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등의 논술전형을 시작으로 23일 한국외대와 한양대 등은 수시전형을 치른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차라리 파업은 열차 시각표를 따로 작성해 국민들이 미리 인지할 수 있지만 태업의 경우 고의로 작업을 늦게 마쳐 차량 출고를 늦추기 때문에 열차가 언제 나오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19.11.14/뉴스1 © News1
철도노조가 20일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15일부터 ‘태업’을 예고하면서 수학능력시험 후 대학 논술전형과 면접 구술고사를 준비하는 지방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16일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등의 논술전형을 시작으로 23일 한국외대와 한양대 등은 수시전형을 치른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차라리 파업은 열차 시각표를 따로 작성해 국민들이 미리 인지할 수 있지만 태업의 경우 고의로 작업을 늦게 마쳐 차량 출고를 늦추기 때문에 열차가 언제 나오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호소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19.11.14/뉴스1 © News1
철도노조가 20일 대규모 파업을 앞두고 15일부터 ‘태업’을 예고하면서 수학능력시험 후 대학 논술전형과 면접 구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내부에서도 역대 두번째로 낮은 파업찬성률을 보이며 통합대상인 ‘SR’의 몸값만 올려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파업 당위성이 크게 훼손된 모양새다.

14일 교육계와 철도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오는 20일 SR 통합·4%대 임금인상 등을 주장하며 본격적인 파업에 나선다. 이에 따라 노조는 수능이 끝나는 오는 15일부터 우선 준법투쟁 업무 즉 태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이에 대해 “차라리 파업은 열차 시각표를 따로 작성해 국민들이 미리 인지할 수 있지만 태업의 경우 고의로 작업을 늦게 마쳐 차량 출고를 늦추기 때문에 열차가 언제 나오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국민의 분노와 불편이 크게 가중돼 파업보다 더 심각한 사태로 보고 노조를 설득하고 있고 특히 태업에 대해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당장 수능 이후 철도를 이용해 2020년도 수시 대학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실제 인문계열의 경우 16일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등이, 17일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한양대(에리카) 등이 논술전형을 치른다. 18일 서울과기대, 22일 연세대 원주캠퍼스, 23일 경북대, 부산대, 한국외대, 한양대(서울) 등의 수시 일정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만큼 지방에서 상경하거나 지방대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능생의 철도 이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철도노조의 태업이 진행되는 15일부터 파업이 시작되는 20일 이후 일정이 겹치는 모든 학생의 경우 시간을 확정할 수 없는 코레일 이용을 주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불안감은 고스란히 학부모들에게도 전가되고 있다.

지방의 한 학부모는 “수시준비를 위해 전날 애를 데리고 올라가야하나 고민 중”이라며 “그나마 운행 중인 SR승차권도 빨리 매진돼서 발만 구르고 있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여기에 철도노조의 3일 예고파업에서 SRT ‘입석허용’책을 내놓은 SR은 이번 파업에도 ‘점수따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권태명 SR 사장은 이와 관련해 “(고객편의 확보를 위해) 코레일이 파업에 들어가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현재는 입석을 발매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에도 파업 기간에는 입석이라도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현재 SRT 열차는 전국 어디에도 코레일 차량과 호환 가능한 기종”이라며 “철도노조의 반대로 서울역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KTX를 대신해 SRT차량이 서울역에 대체 진입하는 상징적인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SR통합을 근거로 한 철도노조의 파업이 되레 SRT의 존립 당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파업효과를 높이기 위해 군 철도수송인력이 파업기간 대체투입되는 것조차 반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철도노조에 의해 진행된 파업찬반투표에서 파업찬성률은 역대 2번째로 낮은 53.88%를 기록했다.

코레일 내부에서도 이같은 기류가 엿보인다. 코레일의 한 직원은 “파업이 장기화할수록 실익은 물론 여론의 호의도 SR이 가져가는 모양새”라며 “파업은 결국 명분인데 철도공공성 훼손을 막는다는 노조의 SR통합 명분이 파업으로 더욱 희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사측에 대한 메시지를 대정부로 전환하며 파업의 명분쌓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결국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인 까닭에 파…업이 강행될수록 SR 유지를 지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적어도 SR 통합을 근거로 파업을 강행한다면 명분과 실리 모두 타당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철도전문가는 “정부가 KTX 탈선사고 이후 통합 논의를 잠정 중단한 것은 우선 철도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코레일 사측이 지난해 말 이후 철도안전 확보를 위해 기울인 몇 달씩의 노력도 결국 통합을 위한 장기적인 행보인데 이번 파업으로 안전이 흔들릴 경우 자칫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철도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시면접 등은 전국민의 관심사안이기 때문에 파업이 있으면 5일 전에 공지하며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파업을 하더라도 출근시간과 아침시간에는 80~100%가량 차량이 운행될것이고 낮에도 만석이 되어 못타는 경우는 없을 것이며 최선을 다해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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