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41만9000명 늘었지만… 40대는 14만명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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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고용률 61.7% 23년만에 최고
3040 취업자 25개월 연속 감소… 60대 이상 41만7000명 증가
“양질의 일자리서 밀려난 3040, 알바 하거나 아예 구직 포기한 것”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0만 명 이상 늘면서 고용률이 23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3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고 재정이 많이 투입된 보건복지서비스업에서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 효과다.

반면 30, 40대 취업자 수가 25개월 연속 감소한 데다 제조업 부진이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고용시장이 양질의 일자리로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양적 팽창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2750만9000명)는 1년 전보다 41만9000명(1.5%)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같은 기간 0.5%포인트 오른 61.7%였다. 이는 10월 기준으로 1996년(62.1%) 이후 가장 높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3% 수준에 머물렀다. 고용률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1.5%포인트 오른 43.4%였다. 반면 40대 고용률은 0.6%포인트 낮아진 78.5%였다.

양적 고용지표가 호전됐지만 경제의 허리 격인 30, 40대 취업자는 2017년 10월 이후 25개월째 감소했다. 지난달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명 줄었고 40대 취업자는 14만6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40대 기존 취업자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인 ‘쉬었음’으로 이동한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잃은 40대가 아예 구직을 포기한 채 그냥 쉬면서 통계상 실업자로도 잡히지 않는 것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41만7000명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40만 명을 넘어선 것은 198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도 60세 이상의 재정지원 일자리가 집중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년 전보다 15만1000명(7.0%) 증가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편인 제조업 고용 감소세는 작년 4월부터 1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10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건설업 취업자도 5만1000명 줄었다. 통계청은 “현재 가장 부진한 업종이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인데, 그 영향을 40대가 많이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무시간이 짧고 임금이 적은 일자리도 늘고 있다. 주당 취업시간이 1∼17시간인 초단기 근로자는 33만9000명(22.6%) 증가했다.

경기 부진이 자영업을 덮치고 있는 현실은 채용 현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고용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4만3000명(8.7%) 감소했다. 10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26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재정으로 60대 단시간 일자리가 대폭 늘어난 반면 양질의 일자리에서 밀려난 30, 40대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예 구직을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고용동향과 관련해 8월 이후의 뚜렷한 개선 흐름이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제조업과 40대 등 취약 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담아 연내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고용률#40대#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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