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자사고, 일반고 전환에 2600억 필요”…5일 동안 4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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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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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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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이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59곳을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연간 26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7일 일괄 일반고 전환 계획을 발표한 정부가 소요예산 추정치를 바꾼 건 지금까지 4번째다.

유 부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에 사립인 외고 국제고 자사고 59곳을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면 첫 해 800억 원, 2년차 1700억 원, 3년차 2600억 원 정도 지원해야 한다”며 “이후 매년 2600억 원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립 외고와 자사고의 학교운영비와 법정부담금은 학부모 납입금 등으로 충당한다. 하지만 일반고로 바뀌면 지방자치단체 교부금으로 지원해야 한다.

앞서 유 부총리는 7일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하며 추가 비용을 “5년 동안 7700억 원”이라고 밝혔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5년간 1조5억 원”, “5년간 1조500억 원” 등 잇달아 추정치는 정정했다가 최종적으로 “5년간 1조 원으로 연간 2000억 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흘 만에 다시 연간 2600억 원으로 수정한 것이다. 5일 동안 5가지 예산 추계가 나온 셈이다.

미리 필요한 예산을 분석했느냐는 질문에 유 부총리는 “대략의 추계로 1조500억 원이 나온 것”이라며 “기존에 있는 자사고 전환 비용에 예술고, 국제고 등을 포함하면서 차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선언적으로 외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발표했다가 졸속 추진 논란에 휩싸였다”며 “기본적인 검토도 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권 교체 후 정책 번복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외고 자사고 전환은) 큰 방향에서 미래 교육을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다음 정부에서도 학교 현장의 변화를 무시하고 원래대로 바꾸기 어렵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현 정부 교육정책에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교육부가 18개 부처 가운데 15등이라는 결과를 봤다”며 “입시공정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어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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