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찾은 日고교생들 “위안부 몰랐다…반일 이해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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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40명 한국 답사…근·현대사 배워
"위안부 문제, 한국인이 잊을 수 없는일"
일제 고문기구 보고…"실제로 그랬다니"
강제동원 영상·교육…"과거 알려졌으면"

“한국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상을 세울 정도로 중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본에 있으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지난 22일 뉴시스 기자와 만난 일본 주오(中央)대학교 부속 고등학교 2학년 유우스케 다카츠(18)군은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을 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유우스케 군 등 일본 고등학생 40명은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지난 21일 입국해 이날까지 소녀상 등 일제강점기 흔적이 남은 현장들을 방문하던 중이었다.

학생들은 소녀상과 그 주변 풍경을 기억했다. 다카히로 호소야(18)군은 소녀상 주변 텐트를 언급하면서 “습격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미나가와 모모(17)양은 “(일본이) 한국에 얼마나 심각하게 했는지를 실감했다”며 “위안부 문제는 한국인들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일 시위를 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고 솔직히 걱정도 있었다”면서도 “내용을 듣고 나니 이해를 하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답사를 병행하는 수업 ‘연구여행’ 장소로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등 타국 대신 한국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한다. 일본 학생들이 이 수업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인솔교사인 재일교포 고화정(44)씨는 “교포인 나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역사를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일본 사회는 한국에 대한 편견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일본에서는 거의 식민 지배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게 됐다”며 “역사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교육 시스템의 문제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동행자인 가마무라 야끼코(33)씨도 “일본 역사교과서에 1910년부터 한일병탄까지 내용은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며 “가르치는 입장인데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느낀다”고 했다.

학생들은 22일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목격한 일제의 고문 기구를 보고서도 당시의 참상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하테케야마 가나꼬(17)양은 “실제로 (이런 기구를 이용해) 사람을 고문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했고, 구쿠다 아스카(17)양도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마련한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영상을 보고 진지한 얼굴로 관련 강연도 들었다. 남산 옛 조선통감부, 조선신궁터 등도 둘러봤다.

기모토 나쿠토(17)군은 “임신한 위안부를 해쳤다는 것(강연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일본에서 배워왔던 역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다카히로 호소야(18)군도 “정보를 잘못 알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실제 과거에 어땠는지가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마포구 전쟁과여성 인권박물관을 답사한 뒤 일본으로 돌아갔다. 귀국 후에는 한국에서의 경험 등을 토대로 발표 수업을 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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