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완전 전자식 운전대…만도, 미래車 기술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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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0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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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도가 개발한완전 전자 제어식 조향시스템(SBW) 적용 구상도. © News1
만도가 개발한완전 전자 제어식 조향시스템(SBW) 적용 구상도. © News1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만도가 세계 최초로 운전대와 바퀴가 분리된 100% 전자식 조향시스템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이 시스템은 향후 전기·자율주행차 시대에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미래차 분야를 이끌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EV) 스타트업 카누와 2021년부터 5~6년간 전기자율주행차 50만대 분량에 이르는 완전 전자 제어식 조향시스템(SBW·Steering by Wire)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금액으로 환산 시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조향시스템은 완전 전자식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해 센서(전기신호)로만 구동이 가능하다. 최근 상용화된 내연기관차에도 전자식 조향시스템 기능이 장착돼 있지만, 이를 구동하는 전자식 모터와 ECU(전자제어장치) 등이 운전대나 바퀴 등 조향장치 사이에 위치해 기계적으로 연결된 형태였다.
현재 테슬라,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적용한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사진은 스케이드보드 섀시가 적용된 테슬라의 EV 전용 플랫폼. (포스코경영연구원 제공)© 뉴스1
현재 테슬라,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적용한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사진은 스케이드보드 섀시가 적용된 테슬라의 EV 전용 플랫폼. (포스코경영연구원 제공)© 뉴스1

반면 만도가 공급하는 새 조향시스템에는 운전대와 바퀴 사이를 연결하는 조향축과 기어 등을 제거하고 전기신호로만 운용된다. 대신 이를 구동하는 전자식 모터와 배터리팩 등을 평평한 ‘스케이트보드 섀시’에 통합 장착함으로써 운전대와 바퀴 등을 분리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만도와 카누는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시스템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경우 자동차 부품의 양을 줄여 경량화 또한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적극적인 곳이 카누였다. 카누는 2017년 BMW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슈테판 크라우제 회장을 포함한 BMW 전직 임원과 중국계 전기차 기업 패러데이 퓨처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카누는 설립 이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만도가 새 조향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카누와 협업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양사는 이같은 콘셉트 를 공유하고 지난해 초부터 1년6개월간 협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기계적으로 연결된 조향시스템 때문에 섀시와 실내공간(박스) 분리가 안 됐다”며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통해 적용이 가능해져 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카누는 미국과 중국 등에 출시하는 7인승 EV 미니버스부터 단계적으로 새 조향시스템을 장착될 예정이다. 미니버스는 한 번 충전으로 약 400㎞를 주행할 수 있고, 라운지형 소파와 비슷한 뒷좌석이 특징이다. 현재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로 연말 생산을 준비, 빠르면 2021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새 조향시스템과 스케이트보드 섀시가 적용된 플랫폼을 미래차 분야에 주요한 기술로 보고 있다. 현재 테슬라,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EV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해당 플랫폼이 향후 전기·자율주행차 대중화 시대에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새 조향시스템의 대중화가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품 결함이나 마모도 등에 따라 정비가 필요한 기계적 구동 조향 시스템과 달리 완전 전자식일 경우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고 호환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신호체계로만 이뤄지다보니 해킹이나 센서오류 등 위험에 대해선 충분한 시험단계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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