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베이비붐 세대 ‘정리해고’ 급증…12.7%만 정년퇴직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3일 0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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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硏 '고령층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
정년 의무화 이후에도 정년퇴직 '정체'
정리해고 비중 11.8%로 가파른 상승세
사업부진 은퇴 비중 3년 새 5%p 상승
60대 초반 미취업자 40% "계속 일할 것"
과거 종사 직종 일치비율 36% '상승세'

대한민국 산업 역군이라 불렸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0대로 접어들면서 은퇴자가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년퇴직자 비중은 정체 상태인데 반해 권고사직·정리해고 비중과 사업부진에 의한 퇴직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10월호 ‘고령층(60세 이상) 노동시장의 특징과 경제활동의 변화’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실렸다.

보고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활용해 만 55~64세를 대상으로 가장 오랫동안 근무했던 일자리의 퇴직사유 비중을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기준으로 정년퇴직 비중은 12.7%로 나타났다.

권고사직·정리해고에 의한 비중은 11.8%, 사업부진·직장휴폐업으로 인한 퇴직 비중은 30.0%로 집계됐다.

정년퇴직 비중은 2016년 법제화 이후에도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12.5~12.7% 안팎에 머물고 있는 반면 권고사직·정리해고로 인해 퇴직하거나 사업부진·직장휴폐업으로 퇴직한 비중은 최근 3~4년 동안 급증했다.

특히 사업부진·직장휴폐업으로 퇴직한 비중은 지난 2016년 25%에서 올해 30%로 3년 사이 5%포인트나 상승했다.

노동연구원 임용빈 연구원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해야 했던 60세 정년이 2016년 이후 의무규정으로 바뀌었지만 정년퇴직의 비중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대 초반 인구가 증가하면서 퇴직 후 재취업을 통해 경제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60대 초반의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5만4000명 증가했는데 이중 오랫동안 근무했던 일자리에서 퇴직 후 재취업해 근무하는 취업자가 14만3000명이었다.

60대 초반 고령층은 체력적인 제약이 큰 업종인 제조업(2만2000명)과 건설업(1만9000명)에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층 여성들이 많이 취업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1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만6000명) 업종도 다른 업종에 비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에서는 주로 기계장치조작, 단순노무직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회복지서비스업도 주로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60대 초반 퇴직 후 재취업자의 과거 종사 직종 일치도를 조사한 결과 같은 업종의 비율은 35.9%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4년 32.0%에 비해 3.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최근 들어 과거에 종사했던 직종과 일치하거나 기존 경력과의 연관성이 높은 취업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60대 초반 인구 증가는 미취업자도 함께 증가시키고 있다. 60대 초반 미취업자 40%는 연령과 관계없이 소득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희망하는 월 임금수준은 과거에는 대체로 50만~150만원 사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최근에는 15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기를 희망하는 미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임용빈 연구원은 “은퇴와 연급지급시기 사이의 소득절벽 세대에 위치해 있고 본인 스스로 재취업 의사가 있는 60대 초반 고령층의 경우 재취업 알선, 인력파견 등의 일자리지원은 경기상황,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인일자리사업은 산업구조 변화에 맞춰 고령층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기초연금사업과 함께 사회활동지원 중심의 노인일자리사업 규모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며 “기초연금으로는 부족한 소득을 보완해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이들이 사회적으로 공헌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공익활동, 사회서비스 등의 활동경로를 다양하게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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