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칠레 수도 산티아고가 불길에 휩싸였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칠레 정부는 지난 6일 출퇴근 시간대에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800칠레페소에서 830칠레페소(약 1370원)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30페소(약 50원) 인상에 불과했지만 칠레 시민들은 분노해 거리로 뛰어나왔다.
고작 50원 때문에? 아니다, 지하철 요금 인상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최근 칠레는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에 시달리고 있었다. 2017년 기준 상위 1% 부자들은 국가 전체 부의 26.5%를 소유하고 있었으며. 하위 50%는 2.1%만 나눠가졌다.
칠레의 올해 최저임금은 우리 돈 50만원에도 못 미치는 월 30만 1천 페소지만 지하철 요금은 저소득층 소득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쌌다.
그런데도 칠레 정보는 올해 1월에도 적자를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올렸고, 최근에는 전기 요금도 인상했다. 공공요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들이 지난 7일 시위를 시작했다. 초기 시위는 작은 규모였다. 그러나 “새벽에 일찍 나와서 조조할인을 이용하면 된다”는 경제장관의 발언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모습이 분노에 기름을 부은 듯 칠레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결국 지난 19일 대규모의 산티아고 시민들이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공공기관, 버스, 상점 등에 무차별적으로 방화를 하며 분노를 표시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칠레 대통령이 뒤늦게 지하철 요금 인상을 취소했지만, 이미 시위는 산티아고를 넘어 다른 주요 도시들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전국적인 반정부 사태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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