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1.25%로 인하…1년11개월 만에 역대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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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2017년 11월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다시 내려오며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1.25%로 낮췄다. 한은은 올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 낮춘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추가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은은 2016년 6월부터 약 1년 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운용했다. 이날 한은의 결정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해왔다. 금융투자협회가 1일부터 8일까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금리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65%가 금리 인하를 점쳤다.

이날 한은의 결정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스몰딜’에 합의하며 무역 전쟁 우려가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어 한국의 수출 회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최근에는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0%대에 머물러 있으며 8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등이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 물가 상승률이 곧 1%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하향 조정되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이 최근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도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낮춰 잡았으며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국제 기관들 중에는 1%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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