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조국, 퇴임식도 없이 법무부 떠나… 굳은 표정으로 집으로 향해
더보기

조국, 퇴임식도 없이 법무부 떠나… 굳은 표정으로 집으로 향해

황성호 기자 , 김정훈 기자 입력 2019-10-15 03:00수정 2019-10-15 09:06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조국 법무장관 사퇴]취임 35일만에 ‘마지막 퇴근’ “저는 이제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14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정문에 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마지막 메시지를 짧게 남겼다. 갑작스러운 사퇴였지만 조 전 장관의 표정은 비교적 담담했다. 지난달 9일 임명된 후 35일 만의 짧은 법무부 장관직 수행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고 감사하고 고맙다”면서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더 중요하게는 국민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도 했다. “사퇴를 언제 결심했는지” “청와대와 언제쯤 논의했는지” 등 질문이 나왔지만 조 전 장관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관용차에 올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으로 향했다.


○ 법무부 간부들, 정오 이후 예상 밖 사퇴 처음 접해



법무부 고위 간부조차 이날 오전까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조 전 장관의 사퇴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법무부 관계자들은 15일로 예정된 국정감사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앞서 법무부는 13일 조 전 장관이 14일 오전 11시경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 개혁에 대한 방안을 직접 브리핑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예정대로 조 전 장관은 이 시각 언론 앞에 섰다. 이때도 조 전 장관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관련기사

브리핑을 마친 조 전 장관은 보도자료에 “마지막까지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라고 쓴 것이 사퇴를 암시하느냐는 질문에도 “그 문제는 제가 답을 드리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전 장관은 이후 법무부 일부 간부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 자리에서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사퇴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법무부 간부들이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안 것은 그 직후였다. 조 전 장관은 일일이 유선전화를 통해 고위 간부들의 회의를 오후 1시경 소집한 뒤 자신의 사퇴를 직접 알렸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은 “제가 없더라도 기존에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은 완수해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고, 이 소식을 들은 간부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한 법무부 간부는 “차마 조 전 장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조 전 장관의 집무실을 자주 드나들며 긴박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오후 3시 30분경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직원 50여 명의 배웅을 받으며 법무부 청사를 떠났다. 별도의 퇴임식도 없었다. 직원들은 법무부를 떠나는 조 전 장관에게 박수를 쳤다. 배웅을 한 간부들 중 일부의 눈가는 젖어 있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까지 사퇴를 한다는 기류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주말 동안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 조 전 장관, 역대 6번째 단명(短命) 법무부 장관

법무부 직원들 사이에선 조 전 장관의 자진 사퇴를 안타까워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예기치 못한 짧은 법무부 장관직 수행에 당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배웅에 나선 한 법무부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100일도 안 돼 사퇴를 하시다니…”라며 침통해했다. 한 법무부 고위 간부는 ‘초상집’이라는 표현으로 법무부 분위기를 표현했다.

조 전 장관은 역대 법무부 장관 가운데 여섯 번째로 임기가 짧다. 역대 가장 짧은 임기를 수행한 법무부 장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 이른바 ‘충성메모’ 공개로 43시간 만에 사퇴한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이다.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는 오후 5시 40분경 “조 전 장관이 그동안 진행해 온 검찰개혁, 법무혁신, 공정한 법질서 확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법무행정에 빈틈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과천청사를 떠나고 약 30분 뒤 서초구 자택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조 전 장관은 밤엔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6시경 조 전 장관의 자택엔 ‘조국 장관님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힘내라 조국! 고맙다 조국!’이라고 쓰인 꽃이 배달됐다.

황성호 hsh0330@donga.com·김정훈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사퇴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