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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상군 시리아 진입… 국제사회 “쿠르드족 살상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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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상군 시리아 진입… 국제사회 “쿠르드족 살상 안 된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 이윤태 기자 입력 2019-10-11 03:00수정 2019-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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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 포화에 시리아 피란 행렬 9일 시리아 북동부 라스알아인에서 주민들이 터키군의 포격을 피해 피란을 떠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터키-시리아 국경지대에서 터키군이 한국 자주포 기술을 도입해 만든 T-155가 포격하고 있다. 시리아 인권단체들은 9, 10일 이틀 동안에만 민간인 8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이 숨졌다고 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쿠르드족 테러 분자 109명을 처단했다”고 주장했다. 라스알아인·앙카라=AP·신화 뉴시스
터키가 9일 쿠르드족 거점인 시리아 북부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을 시작했다. 9, 10일 이틀에만 민간인 8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이 숨졌다. 2011년부터 8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터키와 쿠르드족의 전면전이라는 새 국면을 맞았다.

○ 네 방향으로 시리아 북부 진입


터키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친터키 성향의 시리아반군 시리아국가군(SNA)이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전을 시작했다. 공습과 포격을 통해 181개의 공격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터키 군이 네 갈래로 나눠 시리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지상군 투입에 앞서 공군은 국경 요충지인 탈아브야드, 라스알아인, 까미슐리, 아인이사, 코바니 등을 집중 포격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정확한 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터키 측은 쿠르드족 공격이 지역 안정 및 평화를 위해서라며 ‘평화의 샘’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작전명까지 붙였다. 국방부는 “이번 작전은 유엔 헌장 51조에서 규정한 자위권, 테러 관련 전투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틀에서 이뤄지고 있다.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할 것”이라며 “공격 목표는 테러리스트와 이들의 무기, 차량, 장비 등이며 민간인, 역사적 건물, 사회 기반시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도 주장했다.


터키의 주장과 달리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사상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쿠르드족이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도 “민간인 수십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민간인 약 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겁에 질린 주민들이 탈출을 시작하면서 전 도로가 피란 행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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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의 인명 피해도 크다. 로이터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별다른 설명 없이 “쿠르드 테러분자 109명을 처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SOHR는 SDF 대원 16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터키 군과 SNA 쪽에서도 6명이 숨졌다. 이날 공격으로 SDF가 관리해 온 이슬람국가(IS) 가담자 수용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다. IS 조직원들이 풀려나면 가뜩이나 불안한 치안이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 국제사회 우려 불구 공세 지속


유엔 안보리는 10일 이 사태에 관한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우려를 표했다. 아랍연맹도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 회동을 갖는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집트 등도 일제히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자국 주재 터키대사를 초치했다.

터키는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족이 독립을 추진하면 8200만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자국 쿠르드족까지 독립 추진에 나설 것을 극도로 우려한다. 쿠르드노동자당(PKK)은 40여 년 전부터 분리독립을 주창해왔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북부 쿠르드 민병대 주축인 인민수비대(YPG)는 PKK의 하부 조직”이라고 주장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9일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 작전실에서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과 시리아 북부에서의 군사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앙카라=AP 뉴시스
장기 집권 피로감과 경제난으로 지지율이 예전 같지 않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지율 상승을 위해서라도 강경 태도를 고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다른 나라가 우리의 군사 작전을 비판하면 360만 명에 달하는 터키 내 시리아 난민을 유럽으로 보내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전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에 피해가 생기면 터키 경제를 쓸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중단 등 실질적 조치를 내놓지 않아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거세다.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철군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 대통령 임기 중 최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이윤태 기자
#터키#쿠르드족#시리아 내전#지상전#타이이프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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