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가는 대로 자유롭게 패턴 그리다 보면 일상의 고민이 훌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0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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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탱글 창립자인 마리아 토마스,릭 로버트 부부.(왼쪽부터).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젠탱글 창립자인 마리아 토마스,릭 로버트 부부.(왼쪽부터).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젠 탱글’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며 명상에 빠져드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10일 만난 릭 로버츠와 마리아 토마스 부부는 ‘젠 탱글’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두 사람은 단순한 패턴을 그리며 명상하는 ‘젠 탱글’을 미국에서 처음 창립했다. 국내에서도 ‘젠 탱글’은 소규모 클래스로 전파되고 있다. 이에 로버츠와 토마스가 9, 10일 서울을 찾아 직접 워크숍을 열었다.

두 사람이 ‘젠 탱글’을 시작한 것은 16년 전. 캘리그래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토마스가 대형 작품 속 작은 패턴을 그리다 4시간 동안 집중한 경험에서 출발했다. 토마스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한 느낌이 좋아 설명하자, 릭이 ‘그게 바로 명상의 상태’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단순한 패턴 그리기를 통해 집중에 도움을 주는 수업을 열게 됐다.



토마스는 과거 캘리그래퍼로 저명 인사들의 초청장에 손글씨를 썼다. 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와 마이클 더글라스의 ‘세기의 결혼’ 때 청첩장, CNN 설립자 테드 터너의 70살 생일 파티 초청장도 그녀가 디자인했다.

“캘리그라퍼 때는 정해진 도안을 따라가는 데 정신없었어요. 그런데 ‘젠 탱글’에서는 손이 가는 대로 패턴을 완성하며 자유로움을 느낀답니다.”



남편인 로버츠는 17살 때 삶의 이유를 찾고 싶어 대학을 떠나 힌두교도들이 수행하는 곳인 아슈람과 인도를 오가며 명상을 배웠다. 두 사람은 “한 명은 예술을 알고, 다른 한 명은 명상을 알기 때문에 젠 탱글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어느 정도 미쳐있기에 가능했다”며 웃었다.

일상의 고민을 던지고 손가락에만 집중하는 ‘젠 탱글’로 심신의 안정을 얻는 사람들이 많다고 부부는 말했다. 최근에는 미 공군 대령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에 젠 탱글을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순간에 충실하는 ‘젠 탱글’의 미학처럼, 이들은 한국 방문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창덕궁 후원에서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고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당분간은 이것을 소화하는 데 시간을 보내겠죠. 확실한 건 언제가 한국에 꼭 다시 오고 싶다는 겁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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