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준 기회”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화성 8차사건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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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0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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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모 씨의 변호를 맡기로 했다.

박 변호사는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1999년)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2000년)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영화 ‘재심’(2017)을 통해 유명해졌다. 영화에서는 배우 정우가 박 변호사 역을 연기했다.

박 변호사는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시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씨가 준비하고 있는 재심의 변호인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사건에 대한 개인적 욕심 내려놓고 이 사건에 딱 맞는 변호사님을 모시고 변호인단을 꾸릴 생각”이라며 “변호인단 구성이 마무리되면 공개하겠다. 윤 씨 입장에서는 하늘이 준 기회다. 잘 살려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잘 못 쓰는 윤 씨에게 쪼그려 뛰기를 시켰다고 한다. 지금의 경찰이 이 사건을 바로잡길 바란다.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변호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윤 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A양(당시 13세) 집에 침입해 잠자던 A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그는 같은 해 10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에 윤 씨는 “경찰이 고문해 허위 자백을 했다”라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며 기각했다. 윤 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복역하다가 20년으로 감형받은 후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최근 화성사건의 범인이라고 자백한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윤 씨는 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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