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범인은 B형, 용의자는 O형?…“DNA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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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0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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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1991년 4월 경기 화성군(현 화성시) 동탄면 반송리의 야산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범행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동아일보DB
열 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1991년 4월 경기 화성군(현 화성시) 동탄면 반송리의 야산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범행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동아일보DB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와 과거 수사 당시 추정된 범인의 혈액형이 불일치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는 혈액 변질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화성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범인의 정액과 혈흔·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첫번째 사건 발생 이후 약 33년 만에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춘재가 진범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화성 사건 첫 번째 피해자의 유전자 분석을 맡았던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교수는 20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크게 (보면) 혈액형 타이핑이 처음부터 잘못됐을 가능성과 변질에 의한 미스 타이핑이 (혈액형 불일치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혈액형 타이핑이 잘못될 경우 이런 일이 있다”라며 “충분한 양의 혈액을 갖고 타이핑을 하는데도 이런 수혈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데, 옷에 묻어있는 적은 양으로 검사하면 미스 타이핑이 될 확률이 더 높다”라고 했다.

이어 “또 다른 가능성은 혈액이 바깥에 나와 있으면 변질이 일어나는데, 옷에 묻어있는 게 변질되어 있을 경우 거기에 단백질 변질이 일어나서 혈액형 타이핑이 잘못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DNA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유류품에서 나온 DNA와) 용의자 DNA가 같다면 그것은 잘못될 확률이 없다. (DNA는) 일부러 남의 것과 똑같이 맞추려 해도 맞출 수 없는 것”이라며 DNA 분석을 통해 용의자가 더 정확히 특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DNA 분석기술 발달로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을 통해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7월 화성 사건 현장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피해자 유류품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용의자로 특정된 이는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로, 그는 1994년 처제를 강간하고 살인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현재까지 이춘재의 DNA가 확인된 범행은 5번째(1987년 1월 10일), 7번째(1988년 9월 7일), 9번째(1990년 11월 15일) 사건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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